이번 판결은 부도 회사에 대해 제대로 채권확보책을 마련하지 못한 시중 은행들이 회사직원의 가족들에게 연대보증을 받은 뒤 이를 채무변제 압박용으로 사용해온 관행에 제동을 건것이어서 주목된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씨의 재산이 별로 없어 채권확보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데도 제일은행이 압박용으로 계약체결을 강요한 것인 만큼 신의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회사 대표이사등 경영자들에 대해 적법절차에 따라 합리적인 채권확보책을 강구하지 않고 연대보증계약을 강요한 것은 특정 대표이사의 가족에게 까지 무한책임을 물리는 비민주적 발상에 따른 것』이라고 밝혓다.
이씨는 지난 85년 회사가 제일은행에 1,446억여원의 빚을 지는등 경영악화로 은행관리를 받게되자 경영권 포기각서를 제출했고 부인 신씨는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신씨는 이후 96년까지 「회사가 부도날리 없으니 형식적으로라도 보증서에 서명날인하라」는 강요를 받자 매년 계약을 갱신했지만 지난해 9월 회사 부도후 은행측이 은행감독원에 의뢰, 출국금지 시키자 소송을 냈다.
윤종열기자YJYU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