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콜금리 2회 연속 인상은 가파른 회복세를 타던 증시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시장은 그러나 ‘의외’라는 평가 속에서도 이번 인상이 시장에 그리 큰 악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과도한 시중 유동성을 옥죄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가 추가 금리 인상으로 또 한번 실현될 경우 부동자금 유입감소는 물론 증시자금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5%대 금리시대의 회귀로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도 높다. ◇잠시 ‘움찔’…추세변화는 없어=장 초반 20포인트 이상 급등했던 9일 코스피지수는 콜금리 인상소식이 전해진 오전10시30분을 전후로 경계매물이 출회,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됐다. 게다가 옵션만기일 여파에 대한 불안감마저 겹치면서 한때 전일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곧바로 상승반전, 전일 대비 소폭의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이다 보니 지수가 흔들렸지만 최근 주가는 미국발 신용경색, 외국인 매도, 기업실적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 요인과 비교하면 콜금리 인상은 일시적인 악재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에도 콜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로 주가가 약세흐름을 보이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에는 금리수준이 주식자금의 증가추세를 바꿔 놓을 정도는 아니며 글로벌 금리인상 압력도 높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오히려 한국경제의 탄탄한 성장세가 반영된 신호라는 평가도 나왔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글로벌 금리는 크게 하락했지만 한국은 아니었다”며 “콜금리 추가 인상은 오히려 한국 거시경제 상황이 굉장히 좋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신호로 볼 수 있다”거 강조했다. ◇추가 인상시 유동성 축소로 주식시장 불안=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당장의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이를 계기로 향후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증시자금의 변화를 더 경계하고 있다. 일단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이“이번 인상으로 금융완화 정도가 축소될 것”이라며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시장은 아직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잉유동성에 대한 한은의 우려감을 보면 여전히 금리가 적정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인상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1년 이후 6년 만에 콜금리가 5%대를 회복하면서 주식에 대한 자산선호도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콜금리 인상은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나타나고 있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즉 금리인상과 함께 시중은행들 및 제2금융권이 다시 6%대, 최대 7%대 예금상품을 제시한다면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또 한번 안전하면서도 적정이상의 수익을 제공하는 은행권으로 회귀,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