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성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도 12일(현지시간)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99.99달러에 거래돼 지난 4월2일 이후 5개월여만에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7월 11일 배럴당 147.27달러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최고가에서 약 30% 가량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이날 WTI 가격은 101.08달러에 장을 마감했으며, 15일 오후 2시 현재 배럴당 99.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도 전날보다 1.15달러(1.2%) 떨어진 배럴당 96.49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미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산 두바이유에 이어 세계 3대 주요 유종의 가격이 모두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최근의 유가 급락은 투자자들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석유 수요 감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데 원인이 있다. 허리케인 아이크가 미국의 석유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감소된 덕도 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9일 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했지만, 이 같은 유가 상승 요인이 상쇄된 것이다. 미 에너지부의 10일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4주간 평균 유류 수요는 작년 동기에 비해 3.8%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