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조선 응찰가' 막판 고심

금융위기 확산으로 주가·경영권 프리미엄 급락 가능성<br>포스코·GS 베팅싸움 강도 다소 감소 예상속<br>한화·현대重도 실탄 넉넉잖아 큰 액수 못쓸듯<br>産銀, 낙찰가 지나치게 낮을땐 유찰시킬수도


“지금처럼 금융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경영권 프리미엄이 얼마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한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 업체 관계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오는 13일로 임박한 가운데 10일 증시가 또다시 급속히 냉각되면서 각 인수후보들의 응찰가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전날 포스코와 GS가 손잡은 이유가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에 대비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1만7,850원으로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이 전날 3조6,651억원에서 이날 3조4,16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매각 대상인 산업은행과 캠코 지분 50.4%의 가격은 대략 1조7,000억원.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얹는다고 해도 3조5,000억원을 넘지 않는다. 한때 6조~8조원, 심지어는 10조원까지 전망되던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가격은 단 몇 개월 사이에 반 토막이 난 상태다. 대우조선의 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ㆍGS 연합도 베팅 싸움의 강도를 다소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낙찰가격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포스코와 GS가 주장하던 외국계 자금 도입 계획도 진척이 안되니까 결국 두 진영이 뒤늦게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며 포스코ㆍGS 연합의 과감한 베팅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적정한 가격이라는 게 과연 존재할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사정은 포스코-GS의 연합세력보다 더 나쁘다. 한화그룹의 경우 대한생명 지분매각 외에는 당초 계획했던 비상장사 지분 유동화, 보유 부동산 매각 또는 유동화 작업이 뜻대로 진척되지 않고 있고 현대미포조선ㆍ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사와 함께 외부 지원 없이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현대중공업 또한 자금확보가 생각처럼 간단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도 인수에 성공할 경우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야 할 입장이라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과감한 액수를 적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렇게 입찰가격이 낮아질 경우 과연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것이다. 입찰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공적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시장에는 “한화를 지원하려던 소규모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증시 급랭으로 막판에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대폭 하락하자 “예상했던 가격에 못 미칠 경우 유찰시킬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편 이날 한화와 현대중공업 모두 “합종연횡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당초 계획대로 가겠다”고 분명히 밝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은 포스코ㆍGS연합, 한화, 현대중공업의 3파전 구도로 사실상 확정됐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입찰가 상한선에 대해 논의가 됐다”면서 “정확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10일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말해 대우조선 인수전에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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