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주력사업이 아예 바뀌었거나 주력사업과 회사 이름이 도무지 맞지 않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최근 일부 업종의 기업 도산을 의식, 견실한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개명작업도 눈에 띠는 현상이다.
◇사명과 주력업종이 안맞는다=항공통합법인 설립으로 그동안 주력사업이던 항공기기체사업이 사라진 삼성항공은 개명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따라 현재의 주력사업인 카메라·반도체장비·방산장비·항공기엔진 사업에 맞는 회사명을 만들기 위해 최근 기조실을 중심으로 내부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통신도 주력사업인 통신사업 부문이 해외에 매각되고 자동차부품 사업만 남게 됨에 따라 사명 바꾸기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모른다=삼성전관은 전관(電管)이라는 이름이 일본식인데다 주력사업이 모니터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파이프를 만드는 회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고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2차 전지사업 등을 포괄적으로 담지 못해 최근 전문 작명업체에 사명 변경을 의뢰해놓고 있다. 삼성전관은 현재 「삼성D&I(DISPLAY&INTERNET)」, 「SDD(SAMSUNG DISPLAY DEVICE)」 등 몇가지 안을 두고 조만간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삼성전기 역시 주력업종이 전자부품인데도 불구하고 전기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사내 공모 등을 통해 「삼성부품」, 「삼성하이테크」, 「삼성디지털」 등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기업이미지통합(CI)비용 등을 고려해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제일모직도 주력사업인 모직사업 이외에 의류·직물은 물론 차세대 사업으로 화성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현재 사명이 모직만 만드는 회사로 인식돼 사명 변경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기업이 아니다=동양·동원·신세계·아세아·한솔·한화파이낸스 등은 최근 사명 변경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파이낸스사태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로부터 편법적으로 자금을 끌어들여 변칙운영을 하는 파이낸스와는 달리 대기업 계열 파이낸스사는 은행이나 종금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금융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도산 우려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고진갑기자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