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2002년 스웨덴서 1,500톤급 인수…대형 컨선·원유운반선등 건조 눈부신 활약
| 중량 7,560톤 폭 165미터 높이 128미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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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를 주고 사온 크레인이 조선왕국의 상징이 됐습니다”
현대중공업이 4년전 스웨덴에서 1달러를 주고 들여온 ‘골리앗 크레인’이 올들어 사상 최고의 조선수주 실적을 이끌어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14척의 대형 컨테이너선박을 일괄 수주하는 등 국내 조선산업 활황을 주도하며 세계 5대 조선소로 일약 발돋움했다. 특히 지난 2002년 스웨덴에서 1달러를 주고 들여온 일명 ‘골리앗 크레인’이 현대중의 도약에 적지 않게 기여한 숨은 공로자로 인정 받으며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현대중은 지난 2002년 조선산업이 몰락하던 스웨덴이 지구상에서 가장 규모가 큰 1,500톤급 초 대형 겐트리 크레인을 처분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당시 이 크레인은 사실상 무상으로 처분하는 형태였지만 철거와 재설치 비용이 무려 2,000억원에 달해 일본 등 외국 경쟁기업에서는 감히 인수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현대중은 그러나 향후 세계 최고의 조선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 크레인이 반드시 필요한데다 조만간 국내 조선산업에 사상 유례없는 활황이 찾아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과감히 크레인 인수에 나섰다. 이후 골리앗 크레인은 1년여의 작업 과정을 거쳐 마침내 선박 건조작업에 투입, 대 성공을 거두게 됐다.
실제 이 크레인은 자체 총 중량이 7,560톤에 폭 165미터, 높이는 45층 빌딩과 맞먹는 128미터로 상상을 초월한다. 상판 부분만도 버스 4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13미터의 폭과 14.5미터의 높이로 구성돼 있고 한 번에 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가 무려 1,500톤에 달할 만큼 지구상에서 가장 큰 크레인으로 통한다. 당시 전 세계 다른 조선업체들이 이 크레인을 무상으로도 인수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은 철거와 설치 비용이 엄청난데다 이 같은 초대형 크레인을 사용할 만한 건조능력과 작업물량 확보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골리앗 크레인 도입으로 현대중은 사할린 원유플랫폼 공사 블록 턴오버를 비롯, ▦미 엑슨모빌사 해양설비 블록 이동 및 탑재 ▦도크 없이 육상에서 선박 건조(12척 건조 완료. 4척 건조 중) ▦카타르 및 캐나다에서 수주한 10만5,000톤급 원유운반선 건조 등 눈부신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현재 진행중인 4척의 선박 건조와 LPG선 육상 건조에서도 활약하게 된다. 현대중 정재헌 문화부장은 “당시 세계 조선업체 중 누구도 거들떠 보지않던 애물단지 크레인을 들여온 과감한 결정이 세계 최대 조선소의 꿈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