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16일 미국의 새로운 반덤핑규정인 '버드 수정안'이 WTO 협정에 위배된다며 철폐 판정을 내린데 대해 미국이 항소 의지를 밝혔다.미 무역대표부(USTR)의 리처드 밀스 대변인은 "WTO 패널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으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밀스 대변인은 또 "버드 수정안을 강력히 옹호하며, WTO의 판정은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려는 우리의 능력에 결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도 불구, 상소기구는 최종보고서의 법률적 타당성만 심의하기 때문에 철폐 판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WTO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앞서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이날 오후 회원국들에게 배포한 최종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버드 수정안'이 반덤핑협정과 보조금 및 상계관세협정, 그리고 1994년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관련조항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특히 3인으로 구성된 분쟁패널은 무역분쟁 사례의 위법 여부만 판정하고 구체적인 시정조치에 관해서는 당사국간 협의에 위임하는 관례를 깨고 미국이 '버드 수정안'을 철폐할 것을 권고했다.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 주도로 발의돼 지난 2000년 10월 상ㆍ하원을 통과한 뒤 법으로 확정, 시행되고 있는 '버드 수정안'은 미국 세관이 거둔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금을 제소자측에 재분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