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도투락은 불량 만두소를 사용했다는 식약청의 발표 이후 재조사를 의뢰했지만 10만상자가 넘는 만두가 반품되면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역시 불량만두 제조업체로 지정됐다 하루 만에 무혐의 처분된 취영루도 수개월간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2005년 11월 식약청은 국내 16개 김치 제조업체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10여일 만에 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재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이미 김치업계는 수출시장 개척 10여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2004년과 2005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불량만두 파동과 기생충 김치 파동의 전말이다.
먹거리 파동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면서 ‘이번엔 누가 타깃이 될까’ 식품업계가 전전긍긍하던 가운데 2006년에는 과자가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으로부터 점화된 과자 유해성 논란으로 과자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30%나 떨어지는 등 과자업계가 집중포화에 시달리고 있다.
식품업계 사장단은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실험을 통해 일부 첨가물과 아토피 피부염과의 상관 관계 여부를 입증해달라며 식약청에 요청하는 등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식약청은 외부 전문기관에 식품첨가물과 알레르기와의 직접적 상관관계 규명을 위한 용역을 맡기기로 했다. 실험결과는 중간 진행사항이 오는 9월께, 최종 결과는 12월에 발표된다고 한다.
물론 조사결과 문제가 발견된다면 과자업계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환골탈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과자 파동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도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산 과자에 대한 불신이 이제 막 글로벌 경영의 기치를 내건 국내 업계의 행보에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 과자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춘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서 나비스코ㆍ다농 등 해외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는데 외국 과자는 괜찮고 국산 과자만 문제가 있다는 건 억울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지 않겠느냐”며 자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기생충 김치 발표로 김치수출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사례를 목격했던 만큼 이번 과자 파동이 제2의 만두 파동, 김치 파동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결론을 지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