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EU, 이란 제재 나서야

이란의 핵 연료 연구재개 선언은 유럽연합(EU)에서 예상치 못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장은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고 프랑스와 독일의 외무장관들도 이란 핵 문제의 UN 안보리 회부를 검토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드디어 EU도 미국과 같이 이란의 핵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EU는 실제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었다. 이란은 지난해 EU 측이 제시한 평화적 핵 이용을 하는 대신 사찰을 허용하는 내용의 타협안을 거부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11월 이란 핵의 평화적인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된 파리협약은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그러나 EU는 이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발표할 뿐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EU가 이란의 도발적인 핵에 대한 태도에 대해 무기력한 자세로 외교적인 해결만을 강조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점이다. EU는 지난 2년 동안 끊임없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가며 대화를 통해 이란 핵 문제를 풀고자 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일궈내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이란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나갈 수 있었다. 지금 이란 핵 문제로 인한 세계적인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최근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연구 단지에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란은 세계의 반대에도 아랑곳 않고 러시아로부터 지대공 미사일을 사들이는 등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EU는 이란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이스라엘이 유럽의 호위병 역할을 하도록 좌시해서는 안된다. 이스라엘이 81년 이라크의 오시락 원자로를 공습했던 것처럼 이란을 공격한다면 유럽 대륙, 더 나아가 세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EU는 이제 미국과 손잡고 이란에 대한 모든 정치적ㆍ경제적 위협을 가해야 한다. 이란이 강하게 나올수록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은 높아질 것이다. 이젠 EU도 그 비용을 분담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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