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SDI가 유럽시장에서 TV와 모니터에 사용되는 음극선관(CRT)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유럽연합(EU)로부터 총 4억4,640억유로(약 6,3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음극선관은 플랫스크린이 나오기 전까지 TV와 모니터 생산에 핵심적인 부품이었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이사는 “삼성SDI와 LG전자ㆍ필립스 등 총 6개사가 지난 2006년까지 10년간 담합해왔다”며 “총 14억7,000억유로(한화 약 2조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번 벌금의 규모가 기록적이라고 평가했다.
부과된 과징금은 필립스가 가장 많은 3억1,340만유로이며 다음으로 LG전자(2억9,560만유로), 파나소닉(1억5,750만유로), 삼성SDI(1억5,080만유로), 도시바(2,800만유로), 데크니컬러(3,860만유로) 순이었다. 특히 필립스와 LG전자ㆍ삼성SDI 등은 TV와 모니터 모두에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나 벌금 규모가 컸으며 나머지 회사는 한 분야에서만 담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EU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EU 당국으로부터 과징금 부과를 정식으로 통보 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법적 대응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관계자도 “사실부합 여부와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제반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 등을 포함한 대응방안을 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