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묻지마식' 국내외 겸용 카드발급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에서는 비자카드만 써야한다는 조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비자카드와 비씨카드 간 문제가 도화선이 됐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에 오는 9월부터 국내외 겸용 여부를 소비자가 한눈에 선택할 수 있도록 카드발급 서식을 바꾸라고 12일 지도했다.
비자ㆍ마스터ㆍ아멕스 등 국내외 겸용카드는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대신 연회비가 5,000~1만5,000원으로 국내 전용(2,000~8,000원)보다 비싸다. 국내외 겸용은 국내 신용판매 이용액의 0.04%, 현금서비스 이용액의 0.01%가 비자 등 외국 카드사의 몫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말 현재 발급카드의 68.4%가 국내외 겸용이다.
당국은 국내외 겸용카드의 경우 발급 신청란을 따로 두도록 했다. 또 전화ㆍe메일로 카드 회원을 모집하거나 기존의 카드를 갱신할 때도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의 관계자는 "국내외 겸용카드의 87.3%는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쓰지도 않는 국내외 겸용카드를 발급받아 수수료를 외국 카드사에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