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브랜드 입지 강화·시장 개척 '두토끼 잡기'

■테일러메이드, 아담스골프 인수<br>부실업체 헐값에 사들여 취약사업 부문 보강<br>中·인도 등 떠오르는 아시아시장 개척 계산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미국 등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골프용품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탄탄한 업체들이 불황기에 부실업체를 싸게 사들여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부상하는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겨냥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골프용품 생산업체 테일러메이드골프는 20일(한국시간) 아담스골프를 약 7,000만달러(약 78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독일계 스포츠용품 전문 아디다스그룹 계열의 골프 전문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부문에서 인기를 끌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등 전세계 주요 투어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 양용은, 폴라 크리머 등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미국 업체인 아담스골프는 초보 골퍼나 시니어 및 여성 골퍼의 수요가 많다. 백전노장 톰 왓슨(미국)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가 아담스골프 용품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최근 수년 동안 이들 외에도 골프용품 업체의 통합은 이어져왔다.

지난해 한국의 휠라코리아∙미래에셋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세계 최대 브랜드 아쿠쉬네트를 흡수한 것이 두드러진 사례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골프채∙골프볼), 풋조이(골프화∙장갑) 등을 거느린 업체. 당시 인수가격은 골프용품 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금액인 12억2,500만달러(약 1조4,160억원)였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일본의 던롭스릭슨이 미국의 클리브랜드골프를 인수했고 2010년 독일의 푸마스포츠는 아쿠쉬네트로부터 코브라골프를 인수해 코브라푸마골프를 출범시켰다. 2010년 일본의 혼마골프는 중국 자본에 합병됐으며 일본의 S야드 브랜드도 중국의 다이렉트가 인수했다. 국내 골프볼 생산업체 볼빅도 일본 등 해외 클럽 브랜드를 인수해 토털 브랜드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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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이기 이후 골프용품 업체들 사이에 M&A가 활발한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테일러메이드와 아담스골프의 사례처럼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구매층이 다른데다 특화된 분야도 다르다. 젝시오 등 프리미엄 클럽과 골프볼에 강점이 있는 던롭스릭슨은 '웨지 명가' 클리브랜드 인수를 통해 취약점을 보강했다. 휠라코리아도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통한 의류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시장 확대도 중요한 목적이다. 테일러메이드는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북미 지역 매출이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아담스골프 제품을 세계 각지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던롭스릭슨 역시 클리브랜드를 미국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여기고 있다. 통합을 통해 브랜드의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향후 중국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준비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순성 던롭코리아 대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 업계에서는 골프채와 볼∙신발∙액세서리 등 모든 분야에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하는 것보다 특화된 업체 간의 결합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과 인도 등 잠재 시장을 겨냥한 M&A로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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