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SBS '허니허니' 정선경

"막상 해보니 겹치기출연 이해되네요""전엔 겹치기 출연하는 배우들을 솔직히 이해 못했어요. 막상 제 일이 되고 보니, 그분들도 어쩔 수 없었겠구나 십분 이해가 가네요 " 정선경(30)이 바빠졌다. 세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한단다. 토요일 오후가 유일한 휴식 시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배역을 위한 사투리 연습에 반납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쳐 보이기 보다는 무척 밝은 표정이었다. 27세 전업주부(SBS 성인시트콤 '허니 허니'), 월북 여배우 문예봉(KBS 주말극 '동양극장'ㆍ6월중 방영), 고종의 첫 여인 '영보당 이씨'(KBS 사극 '명성황후'). 그가 맡은 역할들이다. 시트콤에 시대극, 그리고 사극에 이르기까지 구색도 다양했다. 시트콤은 전작 '좋은걸 어떡해'의 음울한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소속사 측의 의견 을 들은 것이고 사극은 '초반부 무게를 실어줄 여배우가 없다'는 권유 때문에 하게 됐다고 했다. 반면 문예봉 역은 그의 자원이다. 생존했던 대 여배우의 역할이라니. 매 회 한 씬 정도의 단역에다 함경도 사투리까지 구사해야 하지만 놓칠 수 없었단다. 정선경은 지난 94년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지금으로 치자면 '노란머리'의 이재은이나 '거짓말'의 김태연 정도의 센세이션이 뒤따랐다. 아직까지도 '엉덩이가 예쁜 여자'라는 닉네임이 붙어 다닐 정도의 파급이었다. 규정된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어찌 쉽기만 했을까. 하지만 그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장희빈' 역할을 소화해 냈고 성공적인 변신(?)을 이어갔다. 드라마 '국희 '때처럼 3분짜리 씬을 위해 3일간 노래연습을 하던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너에게.'는 제게 너무 고마운 작품입니다. 좋은 시나리오가 있다면 언제든 영화도 할 거구요. '델마와 루이스'같은 영화를 찍고 싶어요. 하지만 요즘 영화에서 여성은 한 걸음 물러난 부수적 역할이 대부분이더군요"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솔직하고 단아해 보였다. 영화냐 드라마냐 하는 물음은 역시 우문 같았다. 비슷한 수준의 우문이라 생각하면서도 평생 이 일을 할 건지를 물어봤다. "전에는 한 때만 하지 뭣하러 평생 하나 생각했어요. 지금은요? 과연 평생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지요. 나이 들어서도 활동하실 수 있는 분들은 정말 소수인걸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직접 KBS로 와서 사투리를 지도해 주는 탤런트 김지영(64)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후배에게 베푸는 그런 사랑이 너무 대단하다는 것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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