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소비 급속위축 경기압박 가중

불황·테러불안감에 소비자 외출자제9.11 테러 참사와 이에 따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추가 테러 위협으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며, 지금까지 미국의 경기침체를 막은 것은 소비가 유지돼왔기 때문이다. GDP의 17%를 차지하는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미국은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경기둔화(Slowdown)를 겪은데 이어 소비마저 무너질 경우 지난 3분기 이후 본격적인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인들의 외출 자제 9.11 테러 참사 이후 집안에 칩거했던 미국인들이 조금씩 기운을 찾아 쇼핑몰을 찾고 있지만, 20% 정도는 추가테러 공포증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각종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쇼핑몰의 교통혼잡도를 조사하는 미국소매교통지수는 23주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를 발표하는 미시건대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추가테러와 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여론 조사기관인 갤럽의 조사에서는 24%가 '심각한 불안을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35%가 '어느 정도 불안하다'고 대답했다. 미시건대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8월 112에서 9월에 83.6으로 8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테러 공포증이 심각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할 경우 이 지수는 62.4까지 하락한다는 것이다. 미시건대의 리처드 커틴 교수는 "가장 훌륭한 경기 촉진책은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를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회사인 퍼스트 유니언 캐피탈은 테러 위협과 전쟁 장기화 전망으로 지난해 5.3% 증가했던 소비가 올해 2.7% 급락하며, 내년에 가서 3.2% 증가로 약간 회복될 것으로 분석했다. ◆ 소매점 매출 감소 미국인들의 소비 감소는 소매체인점들의 매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소매점은 고급 가게일 경우 매출 타격이 크고, 할인매점들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 미국인들의 소비가 근검절약형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미쓰비시 은행은 미국의 단일품목 소매점 8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매출이 참사 이전의 조사에서는 3%(이하 전년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재조사에서 1% 증가에 그쳐 30년만에 최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중급 의류 판매회사인 리미티드의 경우 지난달에 점포 종류에 따라 10~13% 매출이 줄었다고 발표했으며, 중고급 의류 점포인 노드스트롬은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급 의류가게인 나이만 마커스 그룹과 블루밍데일은 지난달에 각각 20%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대형 할인매장을 운영하는 월마트는 지난달에 5% 매출 증가를 달성했고, 코츠코는 4~6%의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자, 미국의 주요 백화점과 체인점들은 현재의 계절상품까지 세일에 포함시키는등 대대적인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메리칸 리서치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매점의 세일이 크리스마스 시즌에서 11월말 추수감사절로 당겨지고, 세일폭도 5~10%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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