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최고의 서울 물가(사설)

서울의 물가가 너무나 비싸다. 서울의 물가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삼성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말 현재 서울과 전세계 9개 주요도시의 39개 제품 및 공공요금을 비교·조사한 「국내외 가격차 발생요인 분석과 대응방안」보고서를 보면 서울의 물가는 가히 살인적이다.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이 외국도시의 평균가격보다 싼 품목은 17개 제품가운데 콜라와 신사복 등 단 2개에 불과했다. 특히 쌀이나 쇠고기·와이셔츠·청바지·펄프·신문용지 등은 서울이 동경을 제외한 8개 외국도시의 평균가격보다 40%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유·위스키·컴퓨터 등은 30∼40%, 맥주·숙녀복 등은 20∼30%정도 서울이 비쌌으며 공공요금도 마찬가지였다. 도시별로 서울보다 값이 싼 품목수의 비율은 북경이 80%로 가장 많았으며 뉴욕이 76.6, 타이베이(대북)72, 홍콩 61.5, 프랑크푸르트 58.8, 파리 54.5, 런던 43.5, 동경21.1%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이같은 높은 물가는 우리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인 고비용·저효율구조에서 비롯됐다. 비단 삼성경제연구원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내기업들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는 임금과 물류비는 절반정도, 공단비용은 6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금융비용도 3분의 1 가량은 절감할 수있다는 것도 이같은 고비용·저효율구조의 폐해를 설명해주고 있는 수치들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상품이 지난 한해의 엔저 반전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 됐다는 것과 내외교역여건의 악화에 따른 수출부진, 실업률 증대및 외환 보유고 감소 등으로 대외 의존적인 우리경제의 연착륙이 근본적으로 뒤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를 둘러싼 이같은 심각성은 결국 상품의 국내외 가격차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생활물가의 상승은 그만큼 서민생활을 주름지게 하고 관광객의 발걸음마저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사실 관광산업은 정보산업과 더불어 21세기의 전략산업으로서 지금 세계의 모든 나라가 힘을 쏟고 있는 으뜸산업이다. 지구인의 축제인 「2002년 월드컵 대회」도 결국 관광상품의 경연대회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지난해부터 심화된 여행수지 적자로 한층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서울의 고물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정부는 서울의 물가가 세계에서 1위라는 오명을 씻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곧 우리기업의 해외이전을 막고, 산업공동화도 방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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