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가계신용대출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은행으로선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자금조달비용 때문에 가산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생겼지만 자칫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억제정책에 부딪힐 수 있는데다 선도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간의 고객 흡인력에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잔뜩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현재 주요 은행들의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제자리 걸음 상태이거나 되레 일부 하락한 상태.
A은행의 경우 고정금리 방식의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지난 2009년 4월 10.0~14.5%에서 9.0~13.5%로 1%포인트 하락한 이후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이 은행이 우수기업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팔고 있는 또 다른 변동신용대출에서도 가산금리는 지난 연말부터 현재까지 2.7~4.0%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B은행 역시 18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신용대출 금리가 전주보다 0.23%포인트 상승한 5.89~8.82%로 고시됐지만 이는 기준금리인 코픽스가 오른 데 따른 것일뿐 가산금리는 지난해 12월초부터 현재까지 동일하다.
금융권은 수개월 이상 묶여 있는 신용대출 가산금리가 조만간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은행으로선 정부의 은행세 도입과 지속적인 충당금적립 독려 등의 정책 규제 여파로 비용상승의 부담을 안고 있는데다가 시중금리의 점진적인 인상으로 자금조달 원가도 오를 조짐을 보이는 탓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경영 화두는 무리하게 자산 외형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자는 것인데 이는 결국 순이자마진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의 반응을 살펴보느라 타이밍을 재고 있지만 결국 가산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신용대출 가산금리에 대해 "내부적으로 인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가계 이자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도 있고 다른 은행들의 동향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방침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