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이 생겼는데 대출을 갚아야 할지 투자를 해서 수익을 올려야 할지 어떤 판단이 현명한 것일까.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매달 급여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주택관련 장기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나중에 팔 때도 유리하다고 얘기하는데 과연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을까.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데 대출을 받자니 번거롭고 예금을 해지하자니 아깝고 어떻게 할까.
이렇게 대출은 어쩌면 예금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긴밀하게 우리 생활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생활 속에 일어나기 쉬운 대출에 관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하자.
◇ 대출이자와 투자수익률을 비교할때는
1,000만원을 8%에 대출 받아서 9%에 예금을 한다면 실제로 이자는 얼마인지 계산해보자.
이자율로만 본다면 예금을 해서 1%는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이익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예금은 세금이 공제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1년간 매달 꼬박꼬박 납부 해야 하는 대출이자금액의 합계액은 모두 80만원으로 공제되는 부분이 없다. 1년 뒤 받게 되는 예금이자는 90만원을 받기는 하지만 세금 16.5%를 공제하기 때문에 16만5,000원을 세금납부하고 실제로 지급받게 되는 이자는 73만5,000원이다.
그러므로 표면적으로 볼 때 예금이자율이 1%를 더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6만5,000원이 더 손해인 것이다. 더구나 대출이자는 매달 꼬박꼬박 내야 하고 예금이자는 1년 뒤에 받게 되기 때문에 더 손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출이자율과 예금이자율은 표면이율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예금이자율에서 세율을 제하고 비교를 해야 올바른 이자율비교가 된다.
◇ 주택 장기대출도 점검이 필요
과거에 아파트를 청약하거나 주택을 구입하고자 할 때 받는 대출은 10~20년 정도의 장기대출이다. 이렇게 장기 대출 이자율은 아무래도 이자가 비싸기 마련이고 최근의 주택담보대출은 최저 6%정도의 저렴한 대출이 나와 있지만 기존의 대출들은 생각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이렇게 대출이자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여유자금이 생겼을 경우에 대출을 갚기보다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습관처럼 매달 원리금을 내고 있어 신경을 쓰지 않고 있거나 아파트 매매시 더 유리할 것 같아 그대로 유지를 한다고들 한다.
일반적으로 주택 구입시 일반 서민들이나 직장인들은 대체로 자금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 대출을 통상 주택구입자금의 20%이상 받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주택담보대출은 최저 6%정도면 받을 수 있는데 구태여 기존의 비싼 대출을 그대로 보유하고 살 필요를 느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순위로 설정이 되어 있으면 신규 대출을 받으려 할 때 더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저당권설정시 대출금액의 130%를 설정하기 때문에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면 3,900만원을 설정하게 되므로 2순위로 대출을 받게 된다면 900만원이 감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 대출이냐 저축 중도 해약이냐
예기치 않게 목돈을 준비해야 하는데 대출을 받아야 할지 기존에 붓고 있는 적금을 해약할지 난감한 경우 어떻게 할까.
가장 먼저 대출이율과 현재 붓고 있는 적금의 이율을 비교하되 적금의 이율은 비과세가 아니라면 세후 수익율로 산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출 이율 7.5%정도의 대출을 받더라도 예금이자율은 적어도 9%(일반세율 16.5%차감 기준)이상은 돼야 대출이자율과 같다.
물론 비과세적금을 붓고 있다면 이러한 세후수익률을 산출할 필요 없이 표면이율로 단순비교를 해 산출하면 된다.
그러므로 요즘처럼 낮은 예금 금리 하에서는 대부분 대출이자율이 높게 마련이나 과거에 가입한 비과세저축이나 근로자우대저축의 경우에는 금리가 10~11%정도 되기 때문에 이런 저축의 경우에는 대출이자율과 비교해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존 정기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에도 항상 담보대출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정기예금했는데 만기이율 7.3%이고 중도해지이율은 5%이다.
그런데 담보대출이율은 만기이율+1.5%이니까 단순히 만기이율 7.3%와 중도해지이율 5%와의 차이인 2.3%보다 1.5%를 부담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무조건 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에는 실제 만기까지 부담해야 하는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와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앞으로 6개월동안 대출을 받는다면 8.8%의 대출이자율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예금만기까지 약 44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 5%에 중도해지할 경우 받게 되는 이자는 약 20만8,750(세후)원, 만기시 받게 되는 이자는 60만9,550(세후)원이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만기에 대출이자를 제외한 순수한 이자금액은 60만9,550원- 44만원=16만9,550원을 받게된다.
그러므로 이럴 경우에는 5%이긴 하지만 중도해지를 하는 것이 만기까지 유지를 하는 것보다 3만9,200원을 더 받게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금이자에 숨어있는 세금을 감안하지 않기 때문에 손해보는 사례이므로 좀 더 꼼꼼하게 비교해보는 습관이 저금리시대에서는 가장 필요한 재테크방법이다.
/오정선 외환은행 재테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