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금리 때문에… 살아나던 매수 심리 급랭

■ 기준금리 인상·전세대책 발표 후 시장 들여다보니<br>"수요자 외면한 전·월세 대책" 전세난 심화 우려도

정부의 금리인상에 따라 지난해 말 회복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 매매 시장이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반면 전세시장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매매·전세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요새는 전세물건만 찾는데 금리까지 오른다니 (아파트를) 살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네요."(서울 송파구 잠실 B공인 관계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닥친 지난 주말. 수도권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떨어진 수은주보다 더 냉랭했다. 지난 13일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관망세를 보이던 매수 심리를 더욱 움츠러들게 한 반면, 같은 날 발표된 전ㆍ월세 안정대책은 전세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게 부동산 현장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금리인상에 매수심리 '꽁꽁'= 정부 부동산 대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울 강남권에서는 금리 추가인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부분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오른 이후 현재는 오름세가 주춤하다"며 "만일 계속 금리가 오른다면 집값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101㎡형(이하 공급면적)은 지난해 12월 9억4,000만~9억5,000만원 선에서 집중적으로 거래되며 호가가 9억8,000만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다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이 최근 거래침체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 1월에 접어들며 거래가 뚝 끊겼는데 금리 인상이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량은(계약일 기준) 지난해 12월 571건이었으나 이번 달 16일 현재 49건으로 크게 줄었다. 강남구 개포동 B공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사는 사람도 투자보다 실거주에 무게중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수요자들은 금리 변화에 예민해 매입시기를 일단 늦추고 시장 분위기를 더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용인 신봉동 H공인 관계자는 "당장 이자부담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아도 매도ㆍ매수자 모두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 고공행진 지속= 한껏 움츠러든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은 계속해서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정부 전ㆍ월세대책에 실효성이 없어 전세난을 잡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송파구 잠실 P공인 관계자는 "잠실엘스의 경우 '반전세(보증부 월세)'를 제외한 순수 전세 물량은 전체 5,678가구 중 손에 꼽을 정도"라며 "특히 84㎡형에 대한 수요자가 많은데, 전용 30㎡형 미만의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해 전세난을 잡겠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경기 고양시 덕이지구도 전세물건이 귀한 편이다. 입주 예정 아파트에서 임대 물건이 쏟아져 나오며 전세난 해소에 도움을 주던 예전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덕이동 H공인 관계자는 "입주를 앞두고 전세를 찾는 수요가 많다"며 "109㎡형을 기준으로 최고 2억원을 요구하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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