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시산업 국제화 시급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중점 육성해야 할 전문 서비스산업 분야로 금융, 물류 및 무역과 유통 산업 분야를 지적하고 있다. 이중 물류, 무역과 유통부문의 성장은 전시산업 활성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시산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류와 유통의 중심지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또한 전시 컨벤션 산업은 해외 바이어를 중심으로 많은 인적 유입을 유발하기 때문에 관광, 문화와 교통 및 통신 등 연관 산업에 대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친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도 전시 산업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에서 전시 산업이 가장 발달한 독일의 경우 전시산업 분야의 부가가치 창출 수준이 GDP의 1%를 웃돌며, 고용 창출 규모도 23만명(독일 총 실업자 수의 5.8%를 해소할 수 있는 규모)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시 산업분야 총 매출 중에서 약 41%는 외국 전시 참가업체들의 전시장 임차료 등 전시 직접 비용과 현지 방문에 따른 체류비 등으로 지출한 것이다. 이러한 외화 수입은 무역외 수지의 개선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일 제조업계에서도 전시회의 혜택을 크게 보고 있다. 전시 전문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독일 기업의 75%가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미참가 기업중 10%는 조만간 참가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전시 참가로 인해 독일 생산 제품의 수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으며, 총 무역거래의 60~70%가 전시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잇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수출 증대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가 약 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전시 산업 중심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도쿄와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의 주요 도시들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전시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나라의 전시 산업은 미국, 독일뿐 아니라 싱가포르, 홍콩 및 상하이 등 아시아 경쟁 도시들에 비해서도 열악한 상황에 머물고 있다. 한국 전시산업의 취약점은 지명도 있는 대표 전시회가 없는 상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외국 컨설팅사의 아시아 국가 전시회에 대한 평가를 보면 한국의 경우 홍콩,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비해 전시회의 평균 개최 면적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형 전시 주최자가 성장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대형 전시 주최자가 전체 전시회의 50~60%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전시회 주최자의 절대 다수가 영세 규모이며, 전시산업에서 대형 주최자가 없는 실정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그동안 국제 규모 전시장 부족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정부에서 전시산업 육성 정책을 도입하면서 국내의 대형 전시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전시 산업 성장을 위한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 분야의 양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전시회의 기획.운영관련 소프트웨어 분야를 육성하는 경우 우리 나라가 아시아의 주요 전시산업 거점 지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KOTRA아카데미에서 국내 전시회 개최 기업 및 기관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문전 개최 기업과 기관들도 전문전 기획 및 운영 노하우 도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6.7%는 국내 전시주최 기관들이 참가업체(Exhibitors), 참관객(Visitors)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응답자의 25%는 시장성 있는 전시 분야의 발굴 능력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13%는 우수 전시회의 기획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국내 전시 주최기관들은 우수한 전시회의 기획 및 마케팅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선진국의 전시 기법 연수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96%가 해외 연수를 통해 유수의 전시 주최기관을 방문하는 등 선진 기법 도입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60년대 경제 개발 전략을 도입한 후 우리나라 경제가 단기간에 고도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상품 제조업 분야에서 선진국 기술을 도입하여 국제적인 표준에 맞는 우수한 품질을 제품 생산 능력을 개발하는데 성공 하였기 때문이다. 향후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DDA논의 타결 후 본격화 될 서비스 교류 확대에 대비하여 서비스 분야의 국제적 표준에 맞는 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임성빈(KOTRA 아카데미 원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