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신문지면을 통해 롭 체스넷 이베이 총괄 수석 부사장은 “판매자와 구매자간 자유로운 거래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누구나 안심하고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베이는 사내에 ‘신뢰ㆍ안전거래 조직’을 구성하고 전세계적으로 3,0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이 사이트 안전과 신뢰만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베이니까 믿고 산다”는 확고한 신뢰를 갖게 됐다.
‘신뢰 구축’이란 온ㆍ오프라인 시장을 막론하고 가장 기본적인 논리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실제로 21세기 디지털혁명을 가져온 인터넷이 사회 곳곳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인터넷 자체가 가지는 비대면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분쟁 발생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상담 건수만 살펴봐도 지난 2001년 1,310건에서 2005년에는 약 10배에 달하는 12,034건에 이르러 인터넷 시장에서의 신뢰 구축이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사안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각종 법령 제정 및 에스크로제도 도입 등 관련 제도 구축 노력과 더불어 신속하고 공정한 분쟁 해결을 위한 분쟁해결기구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분쟁 양상과 피해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분쟁 방지와 대처에 대한 노력은 정부는 물론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
사후적인 분쟁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인데 사업자는 시스템 차원의 거래 안전성을 사전에 확보하고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는 기본을 지켜야 한다. 또한 거래 관련 자료의 보관 및 불만 사례의 조속한 대응과 함께 분쟁이 발생한 후에도 거래 관련 자료 등 객관적 입증자료를 바탕으로 충실한 답변과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 또한 관계 법령과 약관의 숙지는 물론, 분쟁발생시 처리방식 및 거래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구입물품에 대한 세부 정보의 확인도 기본 사항이다. 구입하고자 하는 물품이나 서비스의 유형, 내용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반품 관련 사항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도 객관적인 입증자료를 준비하고 불필요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는 성숙한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전문기관이 일정 요건을 갖춘 전자상거래업체에 부여하는 신뢰(e-Trust)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 시장에서의 분쟁유형은 상품검색에서 주문ㆍ대금결제ㆍ배송 등 거래단계별 모든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분쟁해결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확인을 거쳐 분쟁발생을 원칙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현명하다. 분쟁 없이 서로 믿고 거래하는 사회,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