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ECB발 훈풍… 조선·철강주 두둥실

유럽 경기회복 수혜로 코스피 웃도는 수익 기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9일 조선·철강·정유화학 등 일부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부진 속에 하락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종의 선전은 두드러졌다. 이들 종목은 과거 ECB의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코스피 전체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던 대표적인 유럽 경기 민감주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증대로 기업 설비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데이터를 참조해 관련 수혜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조언했다.


이날 서울경제신문이 KB투자증권에 의뢰해 지난 2011년 이후 총 다섯 차례의 ECB 금리 인하 국면에서 주요 업종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조선 업종이 7.0%로 가장 높았다. 증권이 6.2%로 뒤를 이었고 철강(5.1%), 운송(4.8%), 에너지화학(3.9%) 반도체(3.5%), 정보통신(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수익률(2.6%)을 크게 웃돈다. 조정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이번 유동성 완화 조치로 소재와 산업재 업종은 설비투자 증가가 수요 증가로, 높아진 유동성에 따른 물가 상승은 제품 가격 상승으로 각각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조선업종은 유럽 수출 비중이 높아 대표적인 유럽 경기 개선의 수혜 업종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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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달리 유럽 경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철강·정유화학·건설 업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ECB의 통화 완화 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유로존의 경기 회복→중국의 유럽 수출 증가→한국의 중국 수출 증가'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이들 업종은 대부분 중국 경기에 민감한 업종으로 ECB발 훈풍이 중국을 거쳐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수입금액 증가는 미국·일본보다 중국 등 신흥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유럽 수입금액이 전월 대비 1% 증가하면 신흥 아시아의 수출금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0.44%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유럽 경기 민감 업종을 선별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팀장은 "ECB가 최근 유동성 완화 조치를 취한 것은 경기 부양 목적보다 눈앞에 놓인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한 성격이 더욱 짙다"면서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수입이 늘면 중국에는 당장 호재가 될 수 있지만 한국까지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자산 매입 등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면 모르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ECB 유동성 확대보다 환율 하락에 베팅해 내수·음식료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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