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2000년 10월 당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에 대한 국감 증인신청을 철회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으로 검찰 소환대상에 오르자 당시 정황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정무위는 국감 시작 1주일전인 2000년 10월11일 여야 간사 합의에 의해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 3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당시 증인채택이 유력시됐던 정몽헌 회장 등은 증인에서 제외됐으며 닷새 뒤 재경위에서도 부결돼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은 현대의 무리한 대북투자로 야기된 유동성 위기를 규명하겠다며 정 회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민주당측이 “정치공세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완강히 버티는 바람에 채택이 무산됐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정 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가 국감 증인에서 제외된 것은 정무위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상임위에 걸친 공통된 현상이었던 점이다.
민주당 박주선 의원과 함께 이번에 검찰 소환 대상에 오른 한나라당 박주천, 임진출, 민주당 이훈평 의원의 당시 증인선정 관련발언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속기록에 따르면 당시 전체회의에서 이훈평 간사는 “여야 간사간에 위원장 모시고 합의된 사항인데… 한도 끝도 없다… 원안대로 하자”고, 박주천 정무위원장은 “이 문제를 가지고 검토를 많이 했는데… 지금 본회의에서 누구를 넣고 빼자는 것은 당혹한 감이 있다”고, 임진출 간사는 “매끄럽게 그냥 가자”고 동료 의원들의 추가증인 신청에 맞서 뜻을 관철시켰다.
한편 2년전 증인 문제를 둘러싸고 뒤늦게 추문이 터지자 이재창(한나라당) 정무위원장은 18일 전체회의에서 여야간 쟁점인
▲대통령 주변 문제
▲대북송금 사건
▲굿모닝시티 스캔들과 관련한 증인 채택 여부를 공개리에 논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