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형주들 뭇매 맞고 급락

외국계 증권사 "국내대표기업 투자의견 하향" 폭탄보고서<br>삼성전자 60만원대 붕괴등 큰폭 하락<br>국내증권사 "억지·과장일뿐" 정면반박

증시에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 악몽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국민은행ㆍLG디스플레이ㆍ삼성전기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뭇매를 맞으며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폭탄 보고서’는 지난 6월부터 외국인들이 연일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는 시기와 겹치면서 더욱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한 8일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정적인 보고서를 무더기로 쏟아내며 ‘셀 코리아’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의 ‘적절성’에 대한 의견도 만만찮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외국 증권사의 리포트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ㆍ국민은행 외국계 리포트에 곤두박질=삼성전자는 8일 전날에 비해 3.42% 내린 59만3,000원으로 하락하며 60만원대가 붕괴됐다. 삼성전자가 60만원대 밑으로 내려간 경우는 3월24일(종가 기준 59만9,000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UBS증권이 투자의견 ‘매도’에 목표주가를 54만원으로 낮췄다는 소식에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최근 체력이 약해진 증시에서 곧바로 국내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회의론으로 퍼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UBS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D램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내년까지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시장의 경기침체로 삼성전자의 매출이 급격히 저하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국민은행도 이날 지주사 전환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혹평으로 전날에 비해 8.64% 폭락하며 5만5,000원을 기록했다. JP모건은 이날 국민은행에 대해 “최근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을 밑도는 것은 지주사 전환에 악재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가도 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주라는 점에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주들의 하락폭이 특히 눈에 띄었다. JP모건은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목표주가를 4만3,000원으로 31%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낮췄다. 맥쿼리증권 역시 삼성전기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내온 것과 함께 리먼브러더스도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낮추는 등 폭탄 보고서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 밖에도 외국인들의 순매도 행진이 시작된 6월9일 이래 NHNㆍ아시아나항공ㆍ대한유화ㆍ호남석유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온 바 있다. ◇“말 안 된다” 국내 증권사 반박도 거세=이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반박도 만만찮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한 UBS의 매도 의견에 대해 한마디로 “억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원은 “UBS 측이 주장한 대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올해 8조8,000억원대로 하락하고 내년에는 7조원대로 하향 조정된다면 도시바 등 하위 업체들은 무조건 감산에 들어가야 한다”며 “경쟁업체들의 감산에 들어가면 전세계 반도체시장의 40%를 석권하는 삼성전자에 물량 주문이 몰려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5만원을 유지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가격의 하향 조정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어려운 일”이라며 “2ㆍ4분기 실적도 시장예상치를 부합할 것으로 전망되고 추가하락 리스크도 크지 않아 주식을 팔 필요가 없다”고 JP모건과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국내의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계는 국내 증권사에 비해 비교적 투자의견 하향에 대해 자유로운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부쩍 잦아진 추세”라며 “하지만 지나치게 기업의 일부분만을 보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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