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교육비 줄이자(IMF시대 생활속의 구조조정)

◎“한해 과외비가 9조…” 안될 말/서울 초등 81·중 65·고 59%가 받아/GNP 2% 지출… 절반만 축소하자경제난은 과외시장에도 한파를 몰고왔다. 학력고사가 쉽게 출제돼 과외가 과열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과외바람은 생각만큼 크게 일지않고 있다. 중고등학생의 보충수업을 담당하는 보습학원들도 썰렁하다. 고3 아들을 두고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강모씨는 『학력고사 점수가 높아져 논술이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처음엔 과외를 시키려했으나 경제난에 따른 허리띠 졸라매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중고생 대상 보습반 20개, 초등생 대상 속셈반 10개를 운영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도봉속셈학원」 관계자는 『지난달의 경우 신입생은 불과 5∼6명밖에 안되지만 그만두는 학생은 배를 넘어서고 있다』며 『신입생 수도 올초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4∼5개씩 하던 초등학생 과외도 2∼3개로 줄이는 학부모들이 상당히 늘고있다. 하지만 불황이라고 해서 과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강남 곳곳에서 은밀해 행해지는 논술그룹과외의 경우 1인당 3백만∼5백만원에 2∼4명을 한팀으로 과외가 벌어지고 있다는게 과외학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한해의 과외비 총액은 9조6천2백48억원으로 GNP의 2%선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생의 81.5%, 중학생의 65.5%, 고등학생의 59.1%가 과외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 70%가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31%는 과외비때문에 가정내 불화를 겪고 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부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일단 불법적인 과외를 그만두면 2조9천2백억원이 절약된다. 중고생이 보습학원을 다니지 않고 초등학생이 학원과외 과목을 절반으로 줄이면 4조8백억원이 더 절약돼 국가경제에서 총 7조원의 여유돈이 생긴다. 7조원은 돈은 자금난에 봉착한 7만개의 벤처기업을 살릴 수 있는 규모다. 한국교육개발원 임년기박사는 『과외는 경제가 어려울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1차적인 부분』이라며 『학부모들은 학교를 믿고 과외를 가능하면 자제하고 공교육자도 책임감을 갖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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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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