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슬을 꿰는 노력/임충규 기협중앙회 조사이사(여의도 칼럼)

경제가 어려워지는 만큼 정부, 정당, 단체, 업계할것 없이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책을 다루는 주체는 대책과 처방을 내놓기에 바쁘고 기업은 어려움이 눈앞에 닥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우리 산업이 고비용·저효율의 터널에 들어선지 10여년. 고질적인 것이기에 오늘의 총체적 경제난국을 불어오게 되었고, 이 또한 치유(치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당장 발등의 불을 끄려니 백가쟁명(백가쟁명)의 대책이나 처방이 쏟아지는 것은 아닌지. 시체말로 메뉴는 많은데 입에 맞는 것이 없다거나 먹기가 힘들다는게 업계의 푸념이다. 은행대출만해도 창구직원의 면책조항이 내규로 명시되지 않는 한 소신있는 대출은 불가능하며, 국세의 납기유예를 받은 업체가 은행대출시에 납세확인서가 없어 돌아서야 하는 경우도 많다. 가구제조업을 하는 어느 중소기업인의 탄식을 들어보면 우리 경제의 발목이 어디에서 잡혀있는지 알게된다. 발주처로부터 기십억원어치의 사무가구설치 주문을 받아 개선장군처럼 회사문을 들어섰다. 사장이 주문을 많이 받아와 환호해 줄 걸로 생각했던 사장님은 종업원들이 오히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발주처에서 자사직원이 근무하지 않는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설치를 원한다니 회사종업원들이 반가워할 리 없었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공장을 증설하는데 개별입지이고 보니 동네주민들의 민원이 만만치 않았다. 주민들의 인장을 받는데도 주민대표 한사람이 좌지우지하며, 어디론가 사라지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공사를 중단해야 했다. 십여년전 대만을 들렀을 때의 일이다. 행정원 산하의 창업보도위원회의 공무원은 창업기업이나 창업전용공단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애로사항을 일일이 체크하고 장관급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적어도 일주일 정도면 모든 애로를 신속히 해결해 주는 것을 보았다. 이는 바쁜 기업인들에게 경영이나 기술개발에 전념할 시간을 늘려 주기위한 배려에서였다. 우리도 정부, 기업인, 근로자, 주민등 모든 경제주체의 「하모니」가 경제난국을 해결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정부는 귀중한 대책이나 정책이 기업이 체감하고 혜택을 입고있는지를 점검하고 피드백하는 일에 힘을 모아야겠다. 구슬같은 정책이 서말이면 무엇하겠는가. 보배가 되도록 꿰어야 하는 노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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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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