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닥 안잡히는 美대선 혼미

가닥 안잡히는 美대선 혼미 17일 부재자 투표결과따라 또다른 양상 대통령선거가 치러진지 4일이 지났는데도 향후 진로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선거 이후 공식적으로 첫 대결을 벌이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등의 수작업 재개표에 대한 법정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공화당측이 수작업 재개표 금지청원을 연방법원에 제출했으며 민주당은 이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대 혼미상태에 빠진 이번 대통령선거는 화요일인 14일과 금요일인 17일에 일차적인 가닥을 잡게 될 전망이다. 플로리다주가 재검표결과를 14일에 밝힐 예정이며 해외 부재자투표까지 포함한 결과는 17일에 나온다. 여기에서 나타날 수백 표, 많아야 수천 표 차이에 따라 21세기 첫 미국대통령이 결정되는 것이다. 물론 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쪽이 재투표를 요구하거나 다른 주의 재검표를 요구하며 법정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에는 최소한 수 주일, 자칫 잘못하면 내년 1월20일의 대통령 취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현재로선 이 문제는 거론하고 싶지않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후보는 17일까지의 결과를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화당의 수작업 재개표 금지청원이나 민주당이 이의 철회를 요구한 것 모두 플로리다주 재개표 결과를 유리하게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재개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요인 없이 재개표 결과를 문제 삼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일차적으로 재개표에 몰두해야 할 처지다. 이 와중에도 양측은 이미지 관리 및 명분 쌓기에도 소홀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부시 후보는 이날 딕 체니 부통령후보와 함께 텍사스 별장에서 초대 내각 구성을 논의하는 여유 있는 모습을 연출, 당선을 기정사실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부시후보는 부인 로라여사를 '퍼스트 레이디'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어 후보도 워싱턴의 부통령 공관에서 가족들과 간이 미식축구를 하는 모습을 카메라기자들에게 공개하는 등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와 고어의 모습과는 달리 양측 진영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으면서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플로리다 현지에서 부시의 전권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고어후보측의 재개표, 재투표 주장은 헌정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고어측은 어차피 해외부재자 개표가 완료되는 17일까지 시간이 있는 상황인 만큼 수작업으로 재개표를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부시진영에서는 고어측의 억지 때문에 당선자를 정하지 못한 채 혼란상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고어를 '추악한 패배자'로 각인시키려는 모습이다. 반면 고어측은 플로리다의 재개표가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시측이 정당한 절차를 회피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양측 모두 17일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진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현재 플로리다에서의 표차이는 1,000표미만. 67개 카운티중 65개 카운티의 집계결과 부시후보가 960표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고, AP통신의 비공식집계에 따르면 67개 카운티 전체에서 부시후보가 327표를 앞섰다. 1차 개표때의 1,784표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표 차이가 줄어든 것은 누락분 및 무효표중 상당수가 고어쪽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고어진영이 수작업 재개표를 집요하게 주장하는 것은 무효표 중에서 추가로 더 건질게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시측이 법원에 금지청원까지 낸 것도 이 같은 폭발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14일과 17일에 나타날 결과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신만이 알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입력시간 2000/11/12 19:0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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