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역사의 홍콩반환현장 전세계 무료생중계 홍콩텔레콤(홍콩반환D­1)

◎자본… 기술력… “중대륙으로 웅비”/‘영국의 기업’서 ‘중국의 기업’ 변신/본토와 광케이블·인터넷망 구축등/아시아 정보고속도로 중심축 “야심”역사적인 주권 반환을 눈앞에 둔 요즘, 홍콩최대의 정보통신업체인 홍콩텔레콤 본사건물인 「홍콩텔레콤타워」는 밤늦도록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홍콩텔레콤이 7월1일 반환행사의 공식업체로 선정된 후 전세계를 대상으로 모든 기념행사를 무료로 생중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8천5백여명의 기자들에게는 제공되는 무료통신서비스도 세계언론의 화제거리다. 홍콩반환은 영국 계기업인 홍콩텔레콤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고있다. 일부 홍콩기업에 드리워져있는 앞날에 대한 불안의 그림자를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 홍콩내 독점적인 국제통신사업자로서의 자부심, 풍부한 자금력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대륙으로 웅비할 것이란 야망을 불태우고있는 것이다. 이 야망은 중국기업으로의 변신으로 구체화되고있다. 홍콩텔레콤의 모기업은 영국의 통신사업체 케이블&와이어리스사. 현재 소유지분이 53.7%으로 경영권을 장악하고있다. 그러나 이달초 중국 우전부 산하 차이나텔레콤에 5.5%의 주식을 매각했다. 중국측은 수년내 추가적인 지분인수을 약속받아 차이나텔레콤이 홍콩텔레콤의 최대주주로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모기업인 케이블&와이어리스는 홍콩텔레콤을 통해 거대한 중국시장에 아무런 제약없이 진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대신에 중국측은 홍콩의 기간업체인 홍콩텔레콤을 자신의 품안에 안게된 것이다. 21세기 최대 통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있는 중국에서 홍콩텔레콤은 제2도약의 나래를 펼 수 있게 된 것이다. 홍콩텔레콤은 수년전부터 주권 반환에 맞춰 아시아의 통신중심지(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대중국전략을 마련, 중국측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95년7월부터 독점해왔던 역내통신사업이 자유화된 이후 외국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홍콩­중국간 광케이블 구축, 중국의 GSM 자동로밍서비스 제공, 홍콩과 중국간 최초의 인터넷망 접속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홍콩텔레콤은 전기통신의 회선 및 운영사업체로서 중국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중국 반환 이후에도 중국 통신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해저시스템 프로젝트 등 중국의 주요 통신기간시설계획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홍콩텔레콤은 2인당 1회선이상에 해당되는 3백만이상의 가입자회선을 갖고 있으며 오는 2006년까지 국제음성통신서비스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텔레콤은 지난 10년간 2백85억홍콩달러(37억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통신망 구축에 투자했으며 홍콩을 아시아지역 정보고속도로의 중심축으로, 아시아 최초의 최첨단 지능형 정보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야심찬 청사진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성과에 힘입어 권위있는 금융전문지인 유로머니지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증권분석가들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홍콩텔레콤을 「아시아 최고의 통신회사」로 선정했으며 파이스턴 이코노믹리뷰지에서는 고객만족 혁신부문 우수기업부문에서 2위로 뽑혔다. 「상상하는 모든 것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홍콩텔레콤의 기업철학은 이제 중국이라는 새로운 거대한 황금시장에서 또다시 현실로 입증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정상범 기자> ◎최고경영자 라이너스 청/고객위주 경영 강조… 첫 중국계 최고경영자/양질 통신서비스로 본토와 이질감 극복 최선 『홍콩텔레콤(향항전신)은 홍콩반환과 함께 중국 본토인들에게 그동안 쌓아온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중국과 홍콩의 통합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주권반환을 대륙웅비의 도약대로 삼으려는 홍콩텔레콤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라이너스 청(48) 최고경영자(CEO)는 힘주어 말한다. 지난 94년 취임한 청은 홍콩텔레콤 역사상 중국계 혈통의 첫 홍콩출신 CEO. 홍콩텔레콤이 추진중인 「중국기업화」는 그의 CEO취임으로 이미 시작된 셈이다. 그래선지 반환을 앞두고 그의 말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홍콩의 대표적 기업인 홍콩텔레콤의 경영책임자 청의 출신배경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홍콩주민 대부분이 삶의 기반을 억척스럽게 일구기 시작하던 50년대, 부모님이 운영하던 신문배달사업에 일손을 거들어 용돈을 벌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해외를 누비는 비지니스맨을 부러워했던 청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69년 홍콩대학에 입학, 착실히 기반을 쌓았다. 졸업후 캐세이 퍼시픽 항공에 입사, 해외를 돌며 경영능력과 노하우 등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본격적으로 닦기 시작했다. 캐세이 퍼시픽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청은 홍콩텔레콤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홍콩 통신시장의 독점업체였던 홍콩텔레콤에 만연해 있는 비효율을 떨쳐버리겠다는 것이다. 98년까지 현재 1만6천명인 종업원을 1만3천5백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서민출신의 애환을 알고 있는 청으로선 특히 홍콩텔레콤 내부의 자만심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사업이 서비스업인만큼 고객지향의 봉사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소신이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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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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