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이통사 클린마케팅 '기대반 우려반'

정보산업부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기자의 눈] 이통사 클린마케팅 '기대반 우려반' 정보산업부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정보산업부 정두환 기자 “일반 상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점포가 뭘까요.” 한 이동통신업체 직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기자의 머리 속에는 문득 ‘매점ㆍ문구점…’ 등의 업종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직원의 답은 의외였다. “정확히는 몰라도 이동통신대리점이 몇 손가락 안에는 들 겁니다.” 번호이동성으로 촉발된 과열 마케팅 자제를 위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중재로 조만간 이동통신 3사 사장단이 클린 마케팅을 위한 ‘신사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대립과 반목으로 일관했던 3사가 더 이상 제 살 깎이식의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이번 신사협정 체결은 과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더이상의 무리한 가입자 유치전이 회사는 물론 통신시장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에 따라 촉발된 과열 마케팅으로 이통 3사가 올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만 무려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의 16~20%에 달하는 금액이 마케팅 비용으로 쓰인 셈이다. SK텔레콤이 매출의 19.8% 규모인 마케팅 비중을 18%까지 줄이겠다고 나선 것 역시 자사에 대한 정통부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회사 내부적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원인이 됐다. 3사가 과열 마케팅을 자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것이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3사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클린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이미 과열 마케팅은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뿐 아니라 일선 대리점 등 유통망으로까지 뿌리깊게 박혀 있는 관행이다. 특히 대리점 등 유통망의 수익구조를 보면 과연 클린 마케팅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선 대리점들은 본사로부터 가입자당 월 매출의 5~7%를 수수료로 받고 있지만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수입원이 신규 가입자 유치에 따른 일정액의 리베이트이기 때문이다. 본사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일선 대리점의 출혈 판촉을 근본적으로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클린 마케팅이 뿌리내리려면 단순한 ‘선언’을 넘어 본사는 물론 일선 유통구조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1일 기자간담회에서 “클린 마케팅을 통해 줄어든 비용을 새로운 신성장 산업에 투자했으면 좋겠다”는 진 장관의 바람이 현실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입력시간 : 2004-06-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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