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맞수 기업 맞수 브랜드] 보쉬-델파이

차세대 디젤엔진 "주도권 양보못해"'차세대 디젤엔진시장 내놓아라' ◇델파이 지난 99년 제너널모터스(GM)에서 분사한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미국 미시간주 트로이, 파리, 도쿄 및 상파울루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 43개국에 196개의 제조공장, 43개의 합작사에서 에어백, 디젤 엔진 시스템을 비롯해 자동차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직원수는 19만 8,000여명이며 지난해 34조원 매출을 기록했다. 89년에 델파이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에 진출했으며 델파이성우, 한국델파이 등 6개의 자회사 및 합작사가 있다. ◇보쉬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ABS, 에어백, 디젤엔진시스템 등 자동차부품과 전동공구, 가전제품, 자동화기기, 열기기와 포장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임직원 수는 약 20만 명에 이르며 50개국에 250여개의 자회사와 협력사를 두고 있다. 지난 2000년 약 37조원(617억 마르크)의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에는 72년 진출했으며 85년에 서울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89년 한국보쉬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캄코, 케피코, 두원정공 등 자회사 및 투자사를 두고 있다. "차세대 디젤엔진 시장만은 양보할 수 없다." 국내에서 델파이와 보쉬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브랜드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름잡는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 델파이가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자동차 부품사라면 보쉬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 간판 주자다. 국내에서 디젤 차량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첨단 자동차 부품인 커먼레일시스템을 놓고 벌이는 두 회사의 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커먼레일시스템은 지금까지 선보인 디젤엔진 가운데 최첨단 기술을 의미한다. 두 회사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고스란히 측정할 수 있어 말 그대로 '명예와 자존심'이 걸려있다. 이 시장의 1차 주도권은 보쉬가 쥐었다. 지난 97년 커먼레일시스템을 처음 개발한 보쉬는 벤츠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납품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 국내에서도 산타페, 트라제XG 등 레저용 차량과 수출용 아반테XD등 승용 디젤차량에 보쉬의 커먼레일시스템이 공급돼 '자동차 부품시장의 강호'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최근 기아차가 선보인 쏘렌토 내수용 디젤엔진 차량 역시 보쉬의 커먼레일시스템이 차지했다. 현재로서는 완성차업계가 오히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을 쓰는 정도다. 델파이의 견제력도 만만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커먼레일 기술을 보유한 루카스사(社)를 1억7,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 최근 공세를 바짝 높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ㆍ태평양 총괄 사장에 전춘택 사장을 발탁할 정도로 한국시장에 커다란 관심과 의욕을 보이고 있다. 델파이는 우선 기아차 카니발(2,900 cc)에 커먼레일시스템을 공급하며 한국 시장 물꼬를 텄다. 국내 교두보인 델파이코리아는 3년전 본사가 GM으로부터 분사한 것을 계기로 대우차 중심에서 탈피, 여타 완성차업계 공략에 힘을 쏟고있다. 올초 현대차 출신의 이대운 사장을 전격 영입하면서 ▦후발주자의 약점 ▦연고권이 적은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마케팅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기를 한꺼번에 거머쥐기 위해 칼날을 세우고 있다. 생산 전초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두 회사의 암투도 관전 포인트다. 보쉬는 디트마 지거(Dietmar K. Zieger) 한국법인 사장이 직접 "2003년부터 커먼레일 인젝터를 국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델파이는 이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국내 합작벤처인 델파이디젤시스템스코리아를 통해 이미 커먼레일 부품인 펌프(Fuel injection pump)와 인젝터(Fuel injector) 생산라인을 갖춰 놓았을 정도. 이대운 사장은 "2005년까지는 커먼레일을 장착한 디젤 차량이 전 세계적으로는 25%, 유럽은 50%까지 이르는 등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며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델파이는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34조원의 매출을, 보쉬는 2000년도에 37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커먼레일시스템 고압연료펌프를 이용해 대기압의 1,300배에 가까운 높은 압력으로 연료를 축적해 인젝터(Injector)로 실린더에 분사하는 차세대 디젤엔진 시스템. 그동안 디젤엔진의 문제점이었던 진동ㆍ소음ㆍ매연 발생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친환경 제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최근 디젤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부쩍 높아지는 추세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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