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영혁신/김유상 투자신탁협회 회장(로터리)

최근 들어 기업들이 주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이는 기존의 경영방식으로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기업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같다. 실제로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도태되는 기업들의 예를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된다. 얼마전 어느 잡지에 실린 지난 70년과 현재를 비교한 우리 나라 10대 재벌그룹들의 면면을 보면 겨우 20여년의 세월동안 2∼3개의 그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뀌어져 있다. 어떤 그룹은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재계에서의 순위가 크게 뒤처져 있는가 하면 어떤 그룹은 아예 지금은 해체되어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게 된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환경변화에의 적응은 기업의 생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혁신은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서도 기업경영의 필수적인 요체가 된다. 이에 일찍이 슘페터는 자본주의 발전의 동인을 혁신(Innovation)에서 찾았고 드러커는 경영자 혁신론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우리기업들이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는 경영혁신 내용을 살펴보면 효율성이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아래 무슨 패션의 유형을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철저한 경영진단이나 예상목표와 효과분석이 정립되지 않은 채 리엔지니어링이나 벤치마킹과 같은 신경영기법이 마치 경영혁신의 교과서인 양 취급되고 있는 조직개편이나 각종의 신인사제도가 마치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조직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혁신이라면 다소의 충격이 있더라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나 아직까지 그 조직에 그러한 자극을 수용할 만한 태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로 인한 부작용이 오히려 경영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 금융기관은 회사의 생존을 엄격한 진입규제 등의 정책적 보호막 속에서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알려진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에 관한 법률 등을 보면 이제 그러한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금융기관도 스스로의 자생력을 키워 나가기 위해 경여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 하지만 추진방법에 있어서는 단지 유행에 따라 타기관의 사례를 모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모든 조직원이 공감하고 동참하는 자신에 맞는 방식으로 추진하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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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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