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 시장의 선심/사회부 오현환 기자(기자의 눈)

조순 서울시장은 시장직 사퇴를 이틀 앞둔 8일 상오 정례 간부회의에서 월드컵 축구장 건설과 관련 기존의 두가지 입장을 느닷없이 뒤집었다.조시장은 「정부와 월드컵조직위원회, 대한축구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 시유지에 즉각적으로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토록 지시했다. 조시장은 이어 「월드컵 축구경기를 개최하지 않으면 돔구장 건설 백지화를 검토하겠다」는 그동안의 입장도 수정,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에 조금도 장애가 없도록 돔구장을 건설하고 LG의 계획이 당초 계약내용과 다르면 계약해지 등 응분의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조시장은 이에 덧붙여 『이것이 나의 마지막 주문』이라고까지 힘주어 말했다. 조시장은 이같은 자신의 입장 선회배경에 대해 「국민 여망과 정서를 고려한 것」이란 논리를 내세웠다. 이에대해 조시장이 최근 98년 월드컵 축구대회 예선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변화에 대해 주위의 눈길이 곱지않다. 관계 공무원들은 대체로 『대권경쟁에 나선 조시장이 축구인과 축구를 애호하는 시민들의 표를 의식한 선심성 발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조시장이 LG특혜설을 벗어나려고 돔구장 백지화 검토 지시를 내렸듯이 축구를 애호하는 시민들의 표를 노려 전용축구장 건설지시를 내렸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서울시 부채가 5조3백5억원으로 5조원대에 진입한 데다 버스개혁, 공원조성 등을 뒷받침할 예산수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민들은 『조시장이 1천만 시민들의 생활에 직결된 서울시 행정을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하는 것 같다. 평소의 포청천 이미지와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련기사



오현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