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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은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다시 열었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0년 이후 3년 만이다. 매출 규모는 55조원에서 51조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내실을 다지며 영업이익을 늘려 체질을 개선한 것이다.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부활의 비상이 가능했던 중심에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있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스마트폰 부문에서 매출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이 되살아났다. 지난해 4ㆍ4분기의 경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1,500만대를 넘어서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중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분기 700만대보다 23% 증가한 860만대를 팔아 치웠다. '옵티머스G'와 '옵티머스 뷰 2' 등 프리미엄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이 매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는 올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1ㆍ4분기에는 LG전자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1ㆍ4분기 매출은 14조1,006억원, 영업이익은 3,495억원을 올렸다. 전 분기 대비 순익은 200%나 급신장했다. 시장 예상치(3,0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실적개선을 이끈 것은 스마트폰이다. 옵티머스Gㆍ옵티머스G프로 등 프리미엄 LTE 스마트폰을 앞세워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한 덕에 LG전자의 모바일 부문은 매출 3조2,097억원에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모바일 쪽에서 1,000억원대 이익을 낸 것은 3년 반 만이다.
실적개선은 이어지고 있다. 전략폰인 'G2'를 비롯해 뷰3, 커브드 스마트폰인 'G플렉스'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3ㆍ4분기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은 3,440만대로 지난해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2,620만대)을 추월했다. 3ㆍ4분기의 경우 스마트폰 1,200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71% 성장했다. 이는 세계 5대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연말까지는 사상 처음으로 5,000만대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3ㆍ4분기까지 전체 휴대폰도 지난해 휴대폰 전체 판매량(5,660만대)에 육박한 5,230만대를 팔았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G2를 비롯해 옵티머스G프로ㆍ옵티머스Gㆍ뷰시리즈ㆍL시리즈ㆍ넥서스4 등이 골고루 호평을 얻고 있어 올해 휴대폰 누적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7,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어느 경쟁사와도 맞붙을 수 있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올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5,000만대를 넘어서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 이후 강조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품질 강화를 우선 꼽을 수 있다. 구 부회장 취임 후 LG전자의 R&D 투자액은 2010년 1조6,906억원, 2011년 2조46억원, 2012년 2조2,06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적자였지만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힘입어 2012년 9월 G시리즈의 첫 번째 제품인 옵티머스G를 시작으로 올해 2월 옵티머스G프로, 8월 G2, 최근 출시한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통신 시장의 구조가 바뀌는 상황을 잘 활용한 마케팅도 한몫했다. 'LTE=LG'를 강조하며 지난해 8월 미국에 세계 최초 음성 LTE(VoLTE) 스마트폰을, 올해 5월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세계 최초 시분할 LTE(LTE TDD)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구 부회장은 LTE 표준특허 1위 달성을 격려하며 LG전자 연구원 100명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리더십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최근 주요 국가별 통신사업자들이 삼성과 애플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LG제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판매확대에 크게 기여한 측면도 있다. LG전자는 내년에 'G시리즈'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챙기는 '투 트랙' 전략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감성 UX, 디자인, LTE 기술력 등 LG전자만의 4대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다져 내년에는 사상 첫 1억대 판매량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활은 구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박종석 사장의 추진력이 맞물린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와 시장 선도 제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면 삼성과 애플을 견제한 확실한 3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