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국 '쓰레기 고기' 파문… 글로벌 식자재 소싱까지 뒤흔드나

불량 식재료 납품받아 사용… 중국내 맥도널드 등 직격탄

중국인 91% "국산 더 믿어" 외국산 브랜드 신뢰도 추락

日도 中푸시식품 불매운동… 亞 식재료 소싱 변화 예고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식품업체 푸시식품의 고기 가공공장에서 직원들이 육류를 가공하고 있다. 푸시식품에서 맥도널드ㆍKFCㆍ피자헛 등 글로벌 외식업체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중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식품업계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푸시식품 홈페이지


중국 식품업체의 유통기한이 지난 육류 공급 파문이 글로벌 식품업계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특히 중국내 생산된 제품이 맥도널드, KFC, 피자헛 등 글로벌 식품 브랜드에 공급된 것으로 밝혀지며 중국내 소비자들의 외국 패스트푸드 불매 운동까지 일고 있다. 식품안전에 민감한 중국 정부도 비상이다. '쓰레기 고기'를 공급한 식품 업체뿐만 아니라 전 중국 육류가공업체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문제는 이번 불량고기 파문이 중국 내에서 국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가 일본 내 편의점 체인에도 공급된 것으로 확인되며 중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식품 소싱 체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불룸버그는 "중국인들의 식품불안 확산은 물론 중국의 식품원료를 기반으로 아시아권에 제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식품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가뜩이나 나쁜 중일관계가 불량 고기 파문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쓰레기 고기 직격탄 맞은 맥도널드=지난 24일 베이징 차오양취 맥도널드 중푸점. 평소 점심시간이면 주문이 밀려 15분 정도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 날은 일요일 아침 시간처럼 손님이 없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납품 받아 팔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고객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번 불량고기 파문은 지난 20일 상하이의 동방위성 TV가 맥도널드와 KFC에 대한 고발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른 유명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불량 식재료를 납품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진원지는 미국 대형 식품 유통업체인 OSI의 자회사인 푸시식품. 상하이 식품안전청의 조사에 따르면 악취가 날 정도로 변질된 고기가 재가공돼 맥도널드와 피자헛, 버거킹, 파파존스, 디코스, 세븐일레븐 등 유명 패스트푸드 등에 납품됐다. 또 스타벅스의 원재료 공급업체가 푸시식품과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가구 전문매장인 이케아도 201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푸시식품으로부터 공급 받은 닭고기를 이용한 식품 메뉴를 판매했다고 공개했다. 여기다 푸식식품이 홍콩, 일본 등에 수출면허를 가지고 생산물량의 20%가량을 수출 한 것으로 확인되며 파문은 아시아 전체로 번져나가고 있다.


모회사인 미국 OSI도 사과성명을 냈지만 사태는 진화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미 5명의 푸시식품 관계자를 구속했으며 이번 사건을 조직인 범죄로 규정하고 납품업체 뿐만 아니라 식품업체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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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브랜드 못 믿어=이번 사고의 여파로 중국 내 외국 식품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고 있다. 특히 중국 관영매체들은 외국산 식품 브랜드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고기를 중국내에서 우선 소비하려고 했다고 지적하며 외국 식품 브랜드들의 중국내 안전기준이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고 맹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일은 중국 내 외국 유명브랜드의 타락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유명 브랜드가 중국시장을 간단히 보고 적당히 하면 중국에서 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환구시보가 '국산품과 비교해 서양 브랜드를 더 신뢰하느냐'는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양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9%에 불과한 반면 국산품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명 91%에 달했다. 또 응답자들의 89.3%가 앞으로 맥도널드와 KFC에 덜 가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글로벌 식품원료 소싱 위협=중국발 불량고기 파문으로 글로벌 식품 업체들의 원재료 소싱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중국에서 원재료를 공급, 가공해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보내던 상황에서 중국의 불량고기 파동은 원재료 소싱 구조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불량고기 등이 일본을 강타하며 맥도널드, KFC, 피자헛 등은 물론 패밀리마트와 같은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잇따라 중국산 육류를 포함한 식품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일본 맥도널드는 판매하는 너겟의 20%를 푸시식품에서 조달 받았고 패밀리마트는 푸시식품에서 매입한 육류가 포함된 상품을 판매해왔다. 일본 정부도 푸시식품 제품 수입을 중단시켰다.

홍콩 식품안전 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현재까지 푸시가 생산한 제품이 수입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홍콩 주민들은 관련 프랜차이즈업체 등의 제품 구입을 꺼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식품 업체들이 이번 사태로 인해 아시아권 원재료 소싱을 중국내 다른 지역이나 태국 등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가격경쟁력 때문에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식재료 소싱을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007∼2008년에도 슈퍼체인 등을 통해 유통된 중국산 냉동만두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면서 중국 식품 불매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유통업체들은 싼 중국산 식재료를 다른 나라 제품으로 바꾸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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