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의 환매 열풍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설정된 지 10년 이상 된 펀드들이 높은 장기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수익률에 집착해 환매와 가입을 반복하기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연금전환형 펀드 등에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것이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29일 펀드평가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된 지 10년 이상 된 펀드들의 설정 후 평균 수익률은 268.6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가 36.8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펀드 장기 투자를 통한 수익률이 월등하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가 지난 2001년 7월 설정된 이후 11년간 누적 수익률 787.65%를 기록했고 2001년 2월 설정된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종류C 1도 681.91%의 좋은 성과를 냈다. 또 1999년 설정된 프랭클린템플턴그로스5[주식]는 622.29%, 2001년 설정된 KTB글로벌스타[주식]_C는 616.80%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단기적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수익률 때문에 펀드로부터의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의 경우 1년 수익률은 -20.64%를 기록했고 2년 수익률은 2.88%, 3년 수익률은 28.42%로 부침이 크다. 가입 시기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커 낮은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펀드는 2010년 5,375억원, 지난해 2,171억원의 자금 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75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연금전환형 펀드들은 설정 후부터 꾸준히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하나UBS인Best연금 1[주식]의 경우 2001년 설정 후부터 매년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지금까지 247억원이 들어왔다.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 전환 1[주식]과 한화연금전환KM 1[주식]도 올 들어 각각 103억원, 54억원이 유입돼 연금전환형 펀드들의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 문화가 적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연금전환형 펀드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금전환형 펀드의 경우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거두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가치주와 배당주 등에 투자해 안정성을 높이는 등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연금전환형 펀드는 엄브렐러형으로 구성돼 여러 유형의 펀드로 전환이 가능해 시장의 상황에 따른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식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고 있어 노후 자금 마련에 적합한 상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