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푸단대 경제학원 부원장 "금융위기는 경제사이클 구조상 불가피"<br>베이징 포럼 폐막
| 웨이션, 케네스 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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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베이징 조어대에서'문명의 조화와 모두의 번영'이란 주제로 '베이징 포럼'이 3일간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금융위기와 경제이론'등 경제 이슈부터 '역사적 위기속의 세계 질서'등 경제, 정치, 국제관계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50여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베이징시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장슈성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케네스 애로(사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등 250여명의 정계ㆍ학계 인사들이 개막 연설 및 패널로 참석하고 2,000명이 넘는 기업인, 지식인들이 각 세션에 참가해 질문을 주고 받는 등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베이징 포럼은 세계 주요 석학들이 그해 그해의 글로벌 이슈를 갖고 자유 토론을 벌이는 학술적 성격이 강한 프로그램으로 경제ㆍ정치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도도한 세계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국내 몇 안되는 포럼중 하나다.
'금융위기: 도전과 응전'이란 주제로 열린 경제 세션에서 웨이션(사진) 상하이 푸단대학 경제학원 부원장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표면상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롯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기술 혁신을 잣대로 한 세계 경제의 장기 사이클 구조상 경기 하강 시점에서 나타나는 위기가 불가피하게 돌출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조지 슘페터의 장기적 경기 변동 사이클 이론을 인용해 과거처럼 자동차, 인터넷 출현 등 획기적인 기술 혁신 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이션 부원장은 따라서 글로벌 수요가 예전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현재의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 모델을 하루빨리 내수 주도형 모델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기 부양책만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기는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중국 인민의 복지,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이론과 금융위기'란 제목으로 기조 연설을 한 케네스 애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스탠포드대 명예 교수)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증권시장의 본질적인 정보 비대칭성과 일부 뱅커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금융시장의 레버리지를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리스크를 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스크 투자 자체를 없애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전제하면서 대신 자기 돈이 아닌 남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레버리지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로 교수는 일부에서 금융시장이 너무 복잡하고 다단해져 레버리지 규제가 힘들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한번 새로운 규칙을 정해 놓으면 그에 맞춰 자본주의 질서는 재정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1,920년대와 30년대 대공황 시절에도 고삐 풀렸던 레버리지 규제를 단속해 자본주의 질서를 바로 잡았던 사례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저우치런(사진)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은 기조 연설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2차 대전 이후 만들어졌던 국제 경제질서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새로운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공백기 상태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이 철강 등 중국산 수출품을 향해 잇달아 반덤핑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주의 회귀 조짐에 일침을 가했다.
저우치런 원장은 선진국은 기술혁신 등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경기를 회복시켜야 하는데 이 같은 정공법을 피하고 손쉬운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중국이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는 현실을 모르는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저우치런 원장은 중국의 고도 성장은 개혁ㆍ개방을 통해 기업을 하는데 필요한 정부의 행정 서비스 수준 등 제도적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