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에 있을 멕시코 대통령 선거를 경계하라」지난 20여년 동안 멕시코는 6년마다 대선을 치른 후 주기적으로 경제위기를 겪었고, 94년 12월 대선후 한달만에 페소화 폭락 사태를 맞았다. 뉴욕 월가에서는 70년 동안 장기 집권한 제도혁명당(PRI)이 내년에 최대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어 또다시 경제 위기에 직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호세 안겔 구리아 멕시코 재무장관은 28일 워싱턴에서 미셸 캉드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내년 대선까지 52억 달러의 자금지원 문제를 협의했다. 그는 이에 앞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뉴욕에 들러 『그동안 금융개혁을 단행했고, 석유 의존도를 줄였기 때문에 권력 이양기에도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재 경제상태가 양호한 멕시코가 IMF에 신규로 자금지원을 신청하는 것은 내년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문제는 어떤 자금을 사용하느냐 하는 점이다. IMF는 금융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긴급 융자자금(CCL)」을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멕시코는 CCL 대신에 대기성 차관을 받겠다고 요구했다.
지난 25일 IMF 이사회를 통과한 CCL은 대기성 차관보다 금리가 3% 포인트 높다. 또 피지원국이 IMF가 요구하는 투명성 확보 채무 이행계획 수립 기업 지배구조 및 금융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하며, 실제 위기가 발생, 돈이 필요할 때도 IMF의 최종 심사를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다.
구리아 장관은 『허수의 자금 보다는 실제의 자금을 받겠다』며 6월까지 대기성 차관 확보를 위한 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아직 72억 달러의 IMF 자금을 쓰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