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2재계 떠오르는 '뉴 리더']<4> SK

50代 경륜·40代 패기 조화 미래 개척SK는 노(老)ㆍ장(長)ㆍ청(靑)의 조화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올해 50대 초반의 인물들을 대거 대표이사에 내세우면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 톱 경영진은 수십년에 걸친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의 기본을 지탱하고 새로 핵심층에 진입한 사장들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규사업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는 역할분담이 특징이다. 지난 98년 고 최종현 회장의 뒤를 이어 최태원 회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측과 달리 수년에 걸쳐 점진적인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SK㈜에는 황두열(59) 부회장과 김창근(52) 사장, SK텔레콤에는 조정남(61) 부회장과 표문수(49) 사장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SK글로벌의 경우 김승정(61) 부회장과 박주철(54) 사장의 공동 대표체제를 선택했다. 올해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들을 대거 선임한 것은 정중동의 변화를 통해 SK그룹을 차세대 정보통신, 에너지 전문 그룹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김창근 SK㈜사장, 박주철 SK글로벌(상사부문) 사장, 홍지호 SK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윤석경 SK C&C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뉴 리더로 떠 올랐다. 김창근 사장은 연초 유승렬 전 사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자리를 떠나면서 구조조정본부장에서 SK㈜ 사장으로 옮겨 왔다. 재무통으로 그룹의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김 사장은 SK㈜가 추구하고 있는 수익성 중심의 신규사업에 대해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SK㈜에서 재무지원부문장을 지냈으며 지난 90년대초 SK케미칼 부장시절 미국 남가주대학(SCU) MBA를 신청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으나, 복귀 후 적응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래서 김 사장은 SCU에서 얻은 경영학석사 학위에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리더로 주목받는 또 한명의 인물은 유정준(40) 전무다. 유 전무는 김창근 사장과 함께 SK㈜내에서 수익성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하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유 전무는 62년생으로 고대 경영학과, 일리노이 대학원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95년 구자경 LG회장에 이끌려 건설에 입사한 유 전무는 지난 98년 SK㈜ 종합기획실로 옮긴후 사업지원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중고차 판매 중개 사업인 엔카, 차량 정보제공 서비스 엔트랙 등 '엔'으로 시작하는 주요 신규사업을 주도했다. 특히 매년 SK의 기업가치를 설정하는데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동안 김승정(61) 부회장이 단독대표로 끌어 오던 SK글로벌의 공동대표로 취임한 박주철(54) 사장도 차세대 리더그룹의 선두로 꼽힌다. 김 부회장이 전통적인 상사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박 사장이 신규사업부문을 맡아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투톱 체제다. 박 사장은 캐나다 법인 등 주요 해외법인을 맡으면서 흑자를 유지하는 등 영업능력이 인정받았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문덕규(49) 전무는 글로벌에 입사해 글로벌 국제금융팀장, 미주본부 임원, 재무지원실장 등을 역임한 국제금융통으로 글로벌의 해외사업을 한층 강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홍영춘(60) SK글로벌 에너지판매본부 사장은 국내 CEO급으로는 드물게 불교학을 전공했으며 34년간 석유판매를 전담해온 영업통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홍지호(52) SK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데 이어 1년여만에 다시 한 단계 승진,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홍 부사장은 화섬사업이 떨어져나간 SK케미칼을 생명과학, 정밀화학 전문업체로 이미지를 변신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홍 부사장은 케미칼이 사실상 그룹의 모태기업이나 다름없지만 지난 2000년에 섬유부문을 별도로 들어내는 사업구조조정을 단행, 삼양사와 공동 법인을 만든 바 있다. 윤석경(51) SK C&C대표이사 부사장은 올해 2단계나 파격승진하면서 차세대 리더로 '도장'을 찍었다. 윤 부사장은 그동안 SK글로벌의 국내마케팅과 해외사업을 총괄하면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온 마케팅 전문가로 국제부문에 밝아 SK C&C의 해외사업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 C&C는 그룹내 지주회사로 비중이 커 앞으로 그룹내 주요 계열사로 부상하기 위해 다양한 성장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김우평(50) SK증권 대표는 그룹 금융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대표는 SK㈜를 거쳐 SK생명에서 재무를 담당하다 SK증권 대표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최근 증권 6개사와 모바일 증권거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돋보이는 추진력으로 신임을 얻고 있다. 강홍신 SK생명 사장은 2000년에 국민생명과 한덕생명을 수월하게 합병한 공로에다 올해 흑자전환 특명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강 사장은 지난 97년 SK그룹이 지방의 중앙생명보험을 인수해 보험업에 진출하자 SK㈜ 금융팀에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 고객서비스 등을 담당해온 대표적인 금융통이다. 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주로 금융부문은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이번 내부 승진은 금융부문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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