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부간 명의신탁 재산 채무보증 직전 반환, 대법원 "詐害행위 아니다"

남편이 아내로부터 명의신탁 받은 아파트의 명의를 채무연대보증을 서주기 직전에 돌려준 것은 사해행위(詐害行爲)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해행위는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하게 변제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채권자는 법원에 원상 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A씨의 남편은 2003년 11월 동료와 2억원의 채무연대보증을 하기 직전 유일한 재산인 5억5,000만원 상당의 아파트 명의를 아내에게 넘겼다. 이 아파트는 남편이 사업을 하느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동안 A씨가 장사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분양 받았고 명의만 남편 이름으로 돼 있었다. A씨는 남편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일이 잦아지자 남편이 연대보증을 하기 몇 년 전 아파트 명의를 넘기겠다는 각서까지 받아 두었고, 소유권을 넘겨 받은 뒤 1년반쯤 뒤에 협의 이혼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A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사해행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취득 대가를 부담한 아내가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자로서 편의상 남편에게 명의신탁한 점이 인정된다"며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은 기존 채무의 이행이지 사해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부 중 어느 한쪽이 재산을 이루는 데 대가를 부담했다는 것을 증명하면, 실질적 소유자로서 편의상 명의자에게 명의신탁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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