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뿌린대로 거두는 삶/이만수 교보생명사장(로터리)

「농가월령가」에 보면 가을 일로 벌초하기, 김장채소 가꾸기, 과일 장만하기, 방아찧기 등을 들고 있다. 봄에 파종하고 여름내 땀흘려 가꾼 것들을 거두어들여 한해를 대비하는 풍요로운 계절인 것이다.특히 10월은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로 산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맑은 가을하늘 아래 한껏 무르익은 들판의 곡식들을 보기만 하여도 넉넉해지는 좋은 달이다. 그래서 10월을 상월이라고 하거니와 햇곡식과 햇과일로 음식을 장만하여 한해의 풍년을 감사드리고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와 가신제를 이때 드리는 것이 우리 전래의 풍습이었다.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댄다」는 속담도 있듯이 너나없이 가을걷이에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오랜 노동 끝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거두는 풍성한 수확은 얼마나 뜻있고 보람있는 일인가. 요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하루 8시간씩 직장에서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출퇴근시간을 합쳐 하루중 약 반이 직장일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그처럼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얼마나 열심히 일하느냐 하는 것은 자기의 인생을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 하는 것과 같다. 가을에 수확을 하지 못한 농부처럼 거둘 것이 없는 인생은 얼마나 허망할 것인가. 우리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그 일이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그가 속한 조직과 국가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니 그 성취감이란 풍년든 들판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대자연의 섭리란 참으로 오묘한 것이어서 뿌린 자만이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는 것도 가을의 소중한 가르침이다. 천고마비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춥지도 덥지도 않고 일하기에 가장 좋은 10월. 기업들은 한해의 수확을 마무리해야 할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며 새 사업계획도 준비해야 할 때다. 이 가을 차근차근 스스로를 돌아보고 후회없는 한해를 보낼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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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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