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베FTA, 식탁에 베트남 생선 오르고 글로벌 의류 싸진다

베트남산 의류 관세 즉시철폐, 수산물도 대거 개방

베트남, 자동차는 문 걸어...정부 중장기적 수출 여건 개선에 '의미'

산업부 "베트남이 시장을 두 배 개방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FTA"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베트남에 수출기지를 둔 폴로(Polo)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 의류 가격이 다소 내릴 전망이다.

또 베트남산 낙지나 새우 등 수산물의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어서 수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김학도 산업통상자원부 FTA 정책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베 FTA 관련 브리핑을 갖고 “FTA 발효 즉시 베트남 소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의류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면 관세가 철폐되며 의류는 품목별로 다양하지만 대체로 8%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이미 한·아세안 FTA를 통해 상당한 품목의 관세를 철폐했다. 때문에 이번 한·베트남 FTA는 베트남으로부터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품목의 추가 관세 철폐가 이뤄진 이른바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구체적으로 한국 측이 495개, 베트남 측이 200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혹은 단계적으로 추가 철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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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즉시철폐 품목이 사실상 없다. 화물차와 철근과 같은 건설 자재와 장비는 물론 일부 의약품이 즉시철폐 품목으로 묶였지만 이미 한·아세안 FTA로 관세철폐가 예정됐던 품목이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베트남산 의류가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게 했다. 베트남산 면사·모사·남성바지·셔츠·블라우스·양말·내의 등이 해당 품목이다.

또 수산물 시장이 상당부분 개방됐다. 수산물 중 유일하게 10대 수입품목에 포함돼 있는 민감품목 새우에 대해서는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했다. 일부 물량에만 무관세를 적용하는 방식인데 연 15,000톤으로 정했다. 발효 첫 해 10,000톤에서 매년 10%씩 늘려 총 15,000톤까지만 관세가 사라지는 방식이다.

베트남산 실뱀장어·치어·종패용(양식용 조개) 등이 즉시철폐 품목에 포함됐고, 가자미·갯장어·넙치 등은 3년 내에, 냉동가오리·조제오징어·복어·피조개 등은 5년 내에 관세가 사라진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베트남 수산물의 수입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봤지만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수산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산업부는 의류시장과 수산물 등의 관세를 푼 대신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수입액을 기준으로 양허율이 베트남은 2012년 기준으로 86.2%에서 92.2%로 6%포인트 높아지고 한국은 91.7%에서 94.7%로 3%포인트 올라간다”며 “베트남이 한국에 비해 시장을 두 배 개방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인 FTA”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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