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주영 킥에 울고 웃고 '지옥서 천당으로'

'(페널티)킥 때문에 울 뻔하다 (프리)킥 덕분에 웃었다.' '천재 골잡이' 박주영(20.서울)이 90분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기억에 남을만한 짜릿한 하루를 보냈다. 박주영은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에멘에서 열린 2005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를 날린 뒤 왼팔이 탈골되는 부상을 당하는 등 불운이 겹치는 듯 했다. 막판 상대 선수와 부딪힌 뒤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던 박주영은 잠시 응급처치를 받은 뒤 도로 경기에 투입됐으나 남은 시간은 너무나 짧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소속팀 동료이자 청소년대표팀 주장인 백지훈(20.서울)이 다시 한번 그에게 기회를 줬다. 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아크 정면에서 상대 반칙을 얻어내 프리킥 찬스를 제공한 것. 페널티킥에서 한번 실패를 맛본 데다 부상까지 안고 있던 박주영이지만 멋진 감아차기로 그림같은 동점골을 뿜어내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박주영은 "내가 팀의 전담 키커를 맡고 있고 연습도 많이 해 자신있었다"며 최근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과 함께 집중적으로 프리킥을 따로 연습한 보람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전날 마무리훈련에서도 자체 청백전이 끝난 뒤 다른 선수들이 스트레칭을 할 동안 박주영은 박 감독과 단 둘이 번갈아 프리킥으로 슛을 시도하는 일종의 '겨루기'를 펼쳐 키킹 감각을 한껏 가다듬은 바 있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태국전에서 팀의 8강행을 이끈 동점골과 지난달18일 프로축구 광주 상무전에서 작성한 해트트릭의 첫번째 골 모두 박주영의 프리킥작품들. 반면 페널티킥만큼은 좀더 가다듬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 박주영은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실패한 적이 있고 지난달 8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다김병지에게 막혀 컵 대회 득점왕이 좌절됐었다. 특히 포항전과 이날 나이지리아전은 모두 왼쪽 구석을 겨냥해 볼을 찼지만 상대골키퍼에게 완전히 방향을 읽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주영은 경기를 마친 뒤 "골키퍼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차려고 했는데 달려가면서 잊어버렸다. 천천히 들어갔어야했는데..."라며 실패 원인을 곱씹었다. (에멘<네덜란드>=연합뉴스) 강건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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