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화 3세 경영 불 밝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사진) 차장이 2년 여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든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차장은 15일 열린 한화솔라원 이사회를 통해 그룹 회장실에서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0년 1월 그룹 회장실로 입사해 줄곧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 아래에서 일해오던 김 차장이 계열사로 소속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그룹 회장실이라는 ‘온실’ 속에서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면 이젠 계열사의 기획실장이란 중책을 맡아 ‘필드’에서 직접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할 상황이 온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김 차장의 보직 변경을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 차장이 기획실장의 타이틀을 새로 달게 됨으로써 내년 초로 예정된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의 승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김 차장은 이달 말이면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한 차장 근무연한인 2년을 모두 채운 상황이다. 여기에 주요 계열사의 기획실장을 맡게 된 만큼 승진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더욱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태양광사업에 거는 김 회장의 기대가 남다른 점을 감안할 때 임원으로의 파격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김 차장은 입사 이후 김 회장의 해외출장을 직접 수행하며 일찌감치 차기 후계자로 낙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앞으로 그가 겪게 될 환경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8월 한화가 세계 4위의 태양광업체인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해 만든 회사로 그룹 내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끌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한화솔라원의 등기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세계 태양광 시장도 불황의 늪에 빠져들면서 한화솔라원의 미래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최근 태양광산업의 제품가격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바닥을 치면서 관련 제조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때문에 LG화학을 비롯한 태양광업체들은 생산설비의 증설 등 향후 투자계획을 취소하거나 잠정 보류해놓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김 차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한화케미칼, 한화솔라원, 한화솔라에너지, 한화솔라아메리카 등 그룹 각 계열사로 흩어져있던 태양광사업 리더십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희철 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도 한화솔라원 경영총괄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김 차장과 함께 한화솔라원의 경영정상화를 이끌게 된다. 김 상무는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업무를 담당한 데 이어 2007년 미국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아즈델’ 인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함으로써 회사의 경영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홍기준 한화솔라원 사장은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맡고, 김 상무는 영업, 마케팅, 연구개발(R&D), 생산 등 회사 전 분야의 전략수립과 실행을 주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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