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익챙겼으니 이제 떠날 채비"

■ 외국투자자 부동산팔자리츠제 도입 매수세 형성… 매물 잇따를듯 >>관련기사 외국계 부동산펀드가 서울시내 빌딩의 대거 매각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츠(REITs) 제도 도입 등으로 국내에서 매수 세력이 형성돼 자신들이 목표했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외국 투자가들은 국내 부동산 사냥에 나설 때부터 부동산간접투자 시대가 개막되면 리츠 회사에 오피스빌딩을 재매각할 것을 고려했다. 또한 외국 펀드들 사이에는 최근 한국경제 전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팔 수 있을 때 팔고 한국을 떠나자'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심리가 매각작업을 한 템포 서두르게 했다는 것이 외국계 펀드에 정통한 국내 부동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외국자본, 알토란 빌딩 싹쓸이 지난 99년부터 올 7월까지 외국자본으로 넘어간 건물은 19건, 2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서울 강남ㆍ도심권ㆍ여의도권에 위치한 빌딩이 대부분이다. 현대건설 리츠팀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이들 외국자본 빌딩의 평균 연 임대수익률은 10.1%다. 서울시내 오피스빌딩 평균 연 임대수익률이 7.39%인 점을 감안해보면 2.17%포인트 가량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셈이다. 리츠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토지신탁 금융상품실의 김상욱 실장은 "자금을 모으는 것보다 더 힘든 게 수익성 있는 오피스빌딩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우량물건은 외국 자본이 다 매입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외국 자본이 재매각에 나선다면 국내 리츠사가 이들 물건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핫머니 자금 유출 본격화되나 문제는 국내에 진출한 10여곳의 외국 부동산펀드 중 1~2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3년 안팎의 핫머니 성격이라는 것이다. 5년, 10년 등의 장기적 투자자금은 매우 드물다. 이들 핫머니는 단기투자수익이 주목적으로 목표 수익률만 채우면 철수하는 게 기본적 속성이다. 대형 빌딩을 헐값에 사들인데다 벤처붐이 일면서 오피스빌딩 임대료가 인상되고 건물가격마저 급등, 당장 팔아도 목표 수익률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외국 자본의 경우 빌딩 매입시 매각대금의 60~70%를 국내 은행을 통해 저리로 빌려온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현 시세대로만 팔아도 이들 외국 자본들은 자기 투자금 대비 200~300%의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다국적 부동산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국ㆍ일본 등 세계경제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의 경우 리츠 제도 도입으로 오피스빌딩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외국 자본들은 잘 안다"며 "올해와 내년 중으로 빌딩을 팔아야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외국 자본 소유 빌딩이 잇따라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종배기자 이철균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