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채권투자' 큰손들의 전유물? 우리 김과장도 척척!

채권용 HTS로 쉽게 이용 관심




『 "채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이용해보세요. 개인 투자자도 안정적인 채권에 쉽게 투자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채권투자가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 이제는 거액자산가나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보다 쉽게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소액채권 판매정보집중시스템(채권몰)'을 연 데 이어 '채권거래 전용시스템(프리본드)'도 오는 4월1일 오픈할 예정이다. 채권몰은 개인들이 손쉽게 채권을 골라 매매할 수 있게 도와준다. 프리본드는 대규모로 채권을 거래하는 채권중개인들이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만든 일종의 채권용 HTS들이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도 쉽게 매매가 가능해진 셈이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크지만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구매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채권을 사야 하지만 이를 통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매매가 수십억~수백억원 단위로 이뤄지는 데다 복잡한 거래구조 때문에 '장외시장'이라는 비정형화된 시장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 채권몰이 마치 증권사 HTS처럼 개인투자자들도 손쉽게 채권을 고르고 매매에 나설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상황에 대한 조사가 가능해졌다. 그 동안은 일일이 개별 증권사들을 찾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 했고 다른 증권사들과의 비교도 어려웠지만 이 거래시스템을 이용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 대규모 거래를 하는 전문중개인들은 그동안 사설 메신저 등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면 거래를 했었지만 프리본드가 가동되면 한군데서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채권부장은 "불편했던 채권시장 접근이 쉬워지면서 거래 참가자도 늘어나고 거래량도 증가하면서 채권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HTS처럼 거래" 채권 유통시장 확 바뀐다
■ 금융투자협 채권전용 시스템 잇달아 선봬 채권 유통시장이 확 바뀐다. 금융투자협회가 오는 4월1일 오픈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인 장외 채권거래 인터넷 프로그램인‘채권거래 전용시스템(프리본드)’과 이미 2월에 오픈, 운용중에 있는 인터넷 사이트 ‘소액채권 판매정보집중시스템(채권몰ㆍwww.bondmall.or.kr)’이 제대로 시장에 정착될 경우 채권 장외거래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시장정보가 집중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채권관련 상품이 판매될 수 있고 해외 시스템과의 연결을 통한 국내 채권시장의 국제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채권거래 전용시스템 4월1일 오픈=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장외 채권거래 시장 선진화 방안은 크게 2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채권시장 브로커ㆍ딜러ㆍ트레이더ㆍ매니저 등 채권 거래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채권 대체거래시스템(ATSㆍAlternative Trading System) 방식의 프리본드와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해 소매채권을 증권사로부터 구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채권몰이 그것이다. 두 방식 모두 개별적ㆍ분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내 장외 채권거래 형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주식 등을 사고파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채권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금투협 관계자는 “프리본드 구축작업이 4월1일 오픈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2월 시작된 채권몰 시스템과 함께 국내 채권시장의 틀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본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채권 거래용 ATS다. 채권거래자들은 프리본드를 통해 채권거래에 필요한 호가탐색ㆍ주문ㆍ협상ㆍ매매 확정 등 다양한 매매 기능과 분석ㆍ조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다 안정된 시스템에서 다수의 매도자와 매수자가 참여해 호가를 주고받으며 채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리본드는 그동안 채권 중개인들에게 익숙한 사설 메신저 방식의 ‘대화방’이나 ‘리스트’ 기능을 그대로 도입했다. 새로운 시장환경으로의 변환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일부분이나마 기존 방식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다. 여기에 ‘트레이딩 보드’ 기능을 새롭게 추가한 것이 차이 나는 점이다. 호가교환서 거래과정까지 공개… 전문가들 참여 프로그램 제공
증권사 안가고 상품 검색·매입…소액 거래 개인 투자자용도
투자자 늘어 유동성 문제 해결… 해외와 연결 시장 국제화도 성큼
프리본드의 핵심인 트레이딩 보드 코너는 주문창을 통해 정형화된 방식으로 거래상대방과 호가교환, 채권관련 정보조회 기능 및 거래확인서 출력 기능 등을 제공한다. 채권거래자는 호가들을 한눈에 비교, 유리한 호가를 결정할 수 있을 있으며 가격이나 거래과정이 시장 전체 참여자들에게 공개돼 누구나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용자는 금투협의 채권정보센터(wwwㆍkofiabond.or.kr)에 접속해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된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07년부터 장외에서 거래되는 50억원 이상의 모든 채권에 대한 호가정보를 금투협에 실시간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이를 협회가 시장에 공시하도록 한 호가집중ㆍ공시시스템(BQS)를 도입했다. 프리본드는 BQS를 바탕으로 실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개인투자자용 채권몰 구축=프리본드가 기관투자자와 채권중개인들을 위한 시스템이라면 채권몰은 일반 개인투자자를 위한 시스템이다.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금리 회사채를 중심으로 500만원 이하의 소액채권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늘어났다. 증권사들은 대규모 채권 물량을 확보했다가 이를 몇만원 단위의 소액채권으로 쪼개 개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채권몰 시스템 아래서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우량 채권정보를 한꺼번에 검색, 확인하고 구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현재의 채권 시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은 개인들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창구에 개별적으로 문의해야 하고 정보도 해당증권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지만 이제 그런 불편함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채권정보를 파악,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매매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채권거래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보다 폭넓게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채권시장의 단점 중에 하나인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간의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 채권몰은 비교적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채권몰이 운영되기 시작한 지난 2월 한달 개인의 소액채권 매수규모가 전달에 비해 13%나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채권시장 성장에 맞는 시스템 선진화 필요=이번 채권거래시스템 구축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국내 채권시장 규모에 비해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문제 제기에서 비롯됐다. 3월18일 현재 국내 채권시장 규모(발행잔액 기준)는 1,167조원에 달한다. 같은 날 985조원에 불과한 주식시장보다도 크다. 채권시장은 2008년 984조원, 2009년 1,122조원으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성장해 왔다. 채권거래도 거래소(장내거래)에서 이뤄지기는 하지만 특성상 외부통제를 꺼리는 브로커들이 개별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선호, 현재 채권거래의 80% 이상이 장외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장외시장의 경우 야후 등 사설 메신저 등을 통해 개별적ㆍ분산적인 방식으로 매매되면서 시대에 뒤쳐져 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적정가격이 파악되지 않을뿐더러 안정성과 투명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채권몰과 달리 프리본드는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 채권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통제 수단으로 새 시스템이 작용하는 데 대해 기존의 전문화된 채권거래자들은 꺼린다. 수만개나 되는 채권 종목을 거래하는 데는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관계자는 “프리본드는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시스템이 운영되기 때문에 새 시스템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사설 메신저와의 경쟁에서 분명한 비교적 우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해다. 자본시장법상 ‘거래소 유사시설 개설 금지’규정에 따라 청산ㆍ결제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 점도 채권몰과 프리본드 모두의 한계다. 프리본드의 경우 인터넷에서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최종적으로 돈과 물건을 정산하는 결제 부문은 별도로 이뤄져야 한다. 채권몰도 인터넷상으로는 종목선정만 가능하고 채권을 매입할 때는 증권사에 직접 연락을 해야 한다. 금융정책 당국은 이에 대해 결제ㆍ청산 시스템의 도입은 이들 시스템이 안정된 후에나 검토,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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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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