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노키아에 서광이…

혁신·구조조정 성과 힘입어<br>스마트폰 판매 50% 이상 증가<br>킬러 콘텐츠 등 아직 갈 길 멀어


'2년의 절망 끝에 마침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10일자 뉴욕타임스)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려난 후 지난 2년여간 혁신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매진해온 노키아가 마침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스티븐 엘럽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스마트폰 루미아의 판매량이 지난해 4ㆍ4분기에 440만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4일 발표될 노키아의 지난 분기 제품ㆍ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최대 2%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최대 -10%로 본 시장 예상치를 뒤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ㆍ서비스는 노키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큰 축으로 지난해 3ㆍ4분기 -19.2%를 기록하며 노키아 전체의 실적악화에 주범으로 지목된 부문이다.

주가도 바닥을 치고 상승하고 있다. 엘럽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10일 뉴욕주식시장에서 노키아 주가는 전일보다 18.67%나 폭등한 주당 4.4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 사상 최저치였던 주당 1.69달러에서 2.6배나 오른 것이다. 핀란드증시에서도 주가가 10.8%나 급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부활의 중심에는 2010년 노키아 수장에 오른 엘럽 CEO가 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엘럽은 파산 직전인 노키아를 살리기 위해 각종 변화와 혁신을 주도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노키아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심비안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윈도폰8 운영체제를 탑재한 루미아920과 루미아820을 출시하는 등 구태를 버리고 시장 흐름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엘럽은 기업 군살빼기에도 박차를 가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말 핀란드 헬싱키 본사를 1억7,000만유로에 매각한 후 현재는 세입자로 있으며 유럽 전역의 다수 공장을 폐쇄하고 인건비가 싼 동남아로 이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체 직원의 20%인 1만여명을 감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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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노키아 임직원들이 과거 '업계 1위'라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업무에 '낮은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노키아 직원들은 공항에 갈 때 카풀을 이용하며 비행기도 이코노미 좌석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키아가 왕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스트레티스애널리틱스의 닐 머스턴 애널리스트는 "노키아는 여전히 삼성의 갤럭시S3와 애플의 아이폰5에 대항할 킬러콘텐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노키아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4%에서 6%로 느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50%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다.

9일 노키아도 "지난해 4ㆍ4분기 영업이익률이 호조를 나타냈지만 연초 판매가 저조해 1ㆍ4분기에는 다시 -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다만 노키아는 "2ㆍ4분기에는 크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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