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북유럽의 작은 거인' 핀란드 번영의 비밀은

[화제의 책] 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 (일까 따이팔레 지음, 비아북 펴냄)<br>소소한 생활속 아이디어부터 국가행정 이끄는 시스템까지<br>오늘날의 핀란드를 있게 한 다양한 사회적 혁신에 초점


이 책은 1인당 국민소득 4만3,000달러로 한국의 2배 수준인 핀란드가 번영하게 된 사회적 혁신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핀란드의 도서관(왼쪽)과 숲.

북유럽에 위치한 핀란드는 영토가 한반도의 1.5배나 되지만 인구는 약 530만명으로 '작지만 강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약 4만3,000달러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국가경쟁력 1위, 국제경영개발원(IMD) 조사 교육경쟁력 1위, OECD 발표 학업성취도 국제학력평가(PISA) 1위, 국제투명성기구(TI) 선정 반부패지수 1위, OECD 회원국의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수 1위 등이 핀란드를 설명해주는 말들이다. 세계 휴대전화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노키아의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국가행정 ▦사회정책 ▦국민보건 ▦문화와 교육 ▦지방과 시민사회 ▦일상생활 등의 항목으로 나눠 핀란드가 그동안 일궈낸 100가지 사회적 창안에 대해 말한다. 이를 통해 핀란드가 번영한 비밀은 무엇이며, 그 원천이 된 사회적 혁신은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내용들은 모두 핀란드 전문가들이 기술해 제3자의 관점이 아니라 핀란드 내부의 시각으로 오늘의 핀란드를 있게 한 사회적 창안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소소한 일상생활의 아이디어부터 국가행정을 움직이는 시스템까지 다루고 있다. 내용은 대부분 핀란드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거나 제도화한 것들이다. 어떤 제도가 핀란드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어떻게 완성됐고, 얼마나 의미 있는 사회적 결과를 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컨대 리눅스는 21살의 핀란드 청년 리누스 토르발스가 유닉스(UNIX)에 기반을 둬 개발한 PC운영체계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차별점은 그가 소스코드를 사유화하지 않고 개방했다는 점이다. 리눅스는 현재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을 하면서 상업용소프트웨어 개발과 대조적인 길을 걷고 있다. 리눅스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인기가 있다. 상업용 프로그램을 구입할 형편이 못되거나 구식컴퓨터에서도 잘 구동하는 프로그램을 찾을 때 리눅스가 이용된다. 기업을 통한 상업서비스도 지속되고 있다. IBM, 선(SUN) 등이 자신들의 서버에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러나 핀란드 최초의 것에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 예컨대'여성의 정치 참여'를 핀란드의 핵심적인 혁신으로 꼽으면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것은 핀란드가 최초는 아니지만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해 의사당에 앉게 된 것은 핀란드에서 처음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또 여성 40% 할당제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가라오케'는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핀란드에 들여와 무표정하고 내성적인 국민성을 특징으로 하는 핀란드 사회를 전보다 밝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면서 '핀란드 가라오케'를 100가지 이노베이션 중 하나로 당당히 꼽는 식이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반 소련의 붕괴로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세계의 예상보다 재빠르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90년 중반 이후부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사회, 경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핀란드 이노베이션의 '과정'과 '역사'를 기술해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는지를 알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자일리톨과 사우나 얘기도 나온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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