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관계자는 30일 『대형 시중은행에 대항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출발했던 뱅크라인 통장의 영역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생존 차원에서라도 신상품 개발 등 새로운 영역을 찾는 것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지방은행장들은 이와 관련, 지난 27일 모임을 갖고 공동 신상품 개발에 합의했으며 상품약관 마련과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거쳐 10월께 본격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지방은행들이 기획한 상품은 가칭 「뱅크라인 새 천년 예금」으로 지금까지 뱅크라인을 통해 판매됐던 상품들이 저축·보통예금이었던 데 반해 이것은 지방은행 공동의 정기예금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금리는 각 은행들이 정할 예정이지만 시중은행들의 대대적 공세 속에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란 점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각종 이벤트용 경품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지방은행들은 새 상품 개발과 동시에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역이 크게 위축된 종금사 등과 공동 연합전선을 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그동안 지난해 178만7,000건에 달하던 뱅크라인 이용건수가 올해는 감소곡선을 그리는 등 영업기반이 크게 위축됐다.
이는 금융 구조조정 전 10개에 달했던 지방은행의 숫자가 우선 물리적으로 크게 축소됐기 때문. 조흥은행과 합병이 예정된 강원은행도 뱅크라인에서 이탈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결국 뱅크라인이 흡수할 수 있는 영역은 영남과 호남만 남은 셈이다.
지방은행의 연합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또다른 이유는 후발 은행들의 대대적인 공세. 경기은행을 인수한 한미은행의 경우 시장확대를 위해 지방 군소도시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이밖에 그동안 수도권을 집중 대상으로 했던 여타 은행들도 하반기 들어 지방 영역을 넓히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현 상황대로라면 자연스럽게 2차 금융 구조조정 대열에 들어설 수도 있다』며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새로운 전략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