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추경에 아직도 머뭇거리고 있는데 추경 준비에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빨리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균형예산에 미련을 갖고 있는데 추경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8일 당정협의를 통해 추경 논의를 구체화할 계획이지만 기획재정부가 추경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얼마나 전향적으로 판단해 응할지는 미지수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추경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지만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무상보육 부족 예산 지원 등을 위해 상반기부터 추경 편성을 주장해온 민주통합당은 이날 새누리당이 추경 편성을 검토하는 데 대해 '만시지탄'이라면서도 "8월 국회에서 추경을 심의해 확정하자"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여당과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경 편성에 실기한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하며 "대선을 의식한 선심성 추경을 제외하고 일자리 창출 '하우스푸어' 생계지원책, 0~2세 무상보육의 지방자치단체 재정 지원, 대학 등록금 인하 등을 위한 추경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여야정 경제협의체 운영과 여야 영수회담 개최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여야 지도부가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면서 의사일정 협의가 안 돼 공전하고 있는 8월 국회가 정상화할지도 관심사다. 8월 국회를 소집한 민주통합당은 추경 등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새누리당에 국회 정상화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여권은 총선 공천 헌금 파문 등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어서 정상적 국회 가동에 쉽사리 응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다만 상임위원회 활동은 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추경 편성이 추진되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