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0월 2일] 교육주 상승이 반갑지 않은 이유

주가가 오르는 것이 기업이나 투자자에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교육주가 대표적이다. 최근 증권시장 상장 교육 업체의 한 홍보관계자를 만났다. 온라인 강의도 하고 오프라인 영어학원도 하고 유망하단다. 자신의 회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기자는 이렇게 되물었다. 팀장, 당신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일 텐데 교육 업체의 주가가 오른다고 하면 개인적인 느낌이 어떻나. 학원 등 자녀교육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인데 유쾌하지는 않지 않느냐. 그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여전히 회사자랑만 했다. 다른 교육 업체에 대해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둥…. 학부모들은 무거워지기만 하는 교육비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증시에서 교육주가 테마주를 형성하면서 승승장구하는 것에 정비례해 일반 학부모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관련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과 수익이 는다는 의미니까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 관련 부처에서 학원비를 억누르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대해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하다. 사교육 수요는 막을 수 없고 상장 교육 업체들이 탈법행위를 했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히려 최근의 금융불안 여파에 저평가된 교육주를 살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전체 교육비는 1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나 늘어났다고 한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사교육 시장은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것을 보면 하반기와 내년도 별반 다르지 않을 모양이다. 사교육이든 뭐든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백년대계’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도한 교육비에 다른 부문의 소비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전체 국가경제에도 이롭지 못하다. 교육 상장사에는 미안하지만 주가가 좀 떨어지더라도 교육비는 적정한 수준에서 안정됐으면 하는 것이 기자만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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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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