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의 특파원 생활을 정리하면서 최근 중국진출 기업 및 기관 대표들을 잇따라 만났다. 주로 덕담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그들의 얼굴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너무 어렵다. 수익성이 악화돼 도저히 타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일부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가다가는 중국에서 살아남을 기업이 몇 개 안될 것”이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기업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기자의 생각으로도 당장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이유는 내수시장에서의 무한출혈경쟁, 토종기업들의 추격 가속화 등 중국에서의 사업환경이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기자가 부임했던 지난 2003년의 경쟁양상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그 변화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새로운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현재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은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할 여지가 너무 많다. 따라서 낙담하기에 앞서 현재 상황을 되짚어보고 새로운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기회 포착은 하기 나름이다. 단순히 현재 어려움만 피하려는 임시방편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
개혁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 해당 기업 자체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 가운데 대다수는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은 잘 알지만 홀로 감당하기에 힘겨워 하는 곳이 많다. 이런 기업은 정부와 대기업들이 부족한 부문을 도와 홀로 설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기자는 우리 기업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다시 필 것으로 믿는다. 우리에게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불굴의 의지와 새로운 것을 창출해나가려는 열정이 있는데다 어려울 때 함께 뭉쳐 해결해내는 상생(相生)의 미덕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의 얼굴에 웃는 모습이 끊이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